<이의수의 마흔 이후 남자의 생존법>이 순간에도 나에게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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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세월 동안 수많은 책들과 강의,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많은 것들을 깨닫고 깨달아 왔다. 작은 지식들과 파편 같은 생각들을 사람들에게 부드럽게 전해 보려고 노력했었다.

지난 5년 동안 이 칼럼을 쓰면서 책을 보면 나오는 이야기들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일어났던 나의 경험들과 생각들을 있는 그대로 글로 옮겼다. 만들어진 생각들이 아니라 나의 마음과 생각을 옮겼다.

매주 목요일 나의 이름으로 올려지는 고정칼럼코너가 있다는 것이 행복했다. 매주 정기적으로 글을 쓰면서 때로는 넘쳐나는 생각들로 마음이 흥분되는 순간들도 있었고, 아무리 쥐어짜도 생각나지 않는 주제 때문에 안절부절했던 순간들도 있었다.

지난 시간들을 뒤돌아보면 감사할 뿐이다. 매주 내 생각의 우물에서 물을 길어 올리듯 하나의 칼럼을 세상 남자들에게 퍼올려 내어 줄 수 있다는 것이 스스로 기특하고 대견하게 여겨졌다. 봄이 오면 싱그러운 새싹들과 피어나는 꽃과 같은 남자들의 설렘과 내일의 희망을 이야기했고, 여름이 오면 뜨거운 햇살과 같은 남자들의 열정을 써내려 갔고, 가을이 되면 열매 맺어야 한다는 조급함을 갖고 살아가는 남자들의 아련한 심정을 표현할 수 있었다. 겨울이 되면 춥기만 한 마흔들의 마음을 위로하려고 노력했다. 이 모든 것들은 다른 사람을 위한 글들이 아니라 내가 나에게 보내는 편지글이었다. 나는 나에게 말을 했고 나의 말을 들으며 울고 웃고 격려받았고 치유받았다. 나는 나에게 말을 하듯 글을 썼기에 가식이 아닌 진솔함으로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인생에 대해서 누구도 다 아는 것처럼 말할 수 없다는 것을 나는 잘 안다. 내가 말할 수 있고 내가 아는 것들은 바늘구멍보다 작은 내 생각의 창을 통해 세상을 바라본 것들을 옮겨 놓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글을 쓰면서 스스로를 많이 돌아볼 수 있는 시간들이었고 스스로를 다듬어갈 수 있는 기회였다. 이 고정칼럼의 마지막 원고를 쓰면서 그동안 부족한 글을 사랑해준 독자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은 말은 “지금 이 순간을 소중하게 여기라”는 말이다.

그래서 나는 지난 5년간 썼던 고정칼럼의 마지막 칼럼을 쓰는 지금 이 순간을 소중하게 여기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을 즐거워하고 지금 이 순간을 내게 주어진 가장 좋은 기회로 받아들여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한다면 지금 이 순간을 내 인생 최고의 순간으로 만들어 갈 수 있다. 과거를 붙들고 후회와 절망의 그늘에서 고개 숙인 삶을 사는 것처럼 헛된 인생이 없다. 내일의 부푼 꿈을 꾸며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지 못한다면 이처럼 철부지 인생도 없다. 너무나 많은 것들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 지금이라는 인생의 관문을 통과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이뤄낼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자. 지금 이 순간은 내게 주어진 가장 좋은 선물이다. 지금 이 순간이 지나가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순간이기에 지금 이 순간 나의 선택은 후회 없는 선택이 되어야 한다. 내가 내 인생의 선물로 주어진 지금 이 순간을 즐겁게 누리는 것이다. 내게 주어진 지금 이 순간 순간들이 모여 나의 인생이 되었다. 앞으로 내게 주어질 지금 이 순간들을 소중하게 대할 것이다. 물 한 방울 한 방울이 모여 한 모금의 물이 되어 목마름을 해결해 주듯이, 작은 물줄기가 강을 이뤄 나무와 식물들이 자라듯이, 강들이 모여 바다를 이뤄 세상을 풍요롭게 한다. 그래서 나는 물 한 방울과 같은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한다.

leeyuesu@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