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s Story>스윙 문제점 항상 메모… 대회 전날 꿈 속에서 문제점 찾아 고치고 우승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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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열에겐 좋은 습관 하나가 있다. 자신의 스윙에 문제점이 나타날 때마다 메모를 해 둔다. 노트보다는 항상 들고 다니는 휴대전화에 메모를 한다. 이렇게 적다 보니 대회 때마다 자주 발생하는 문제점을 알게 됐고, 문제점은 서너 가지로 압축된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스윙이 안될 때 빈도수가 가장 높은 것을 찾아보면 어김없이 그들 중 하나의 문제점을 자연스레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 대회 첫날 1번홀에 나서기 전 메모를 습관처럼 본다.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일종의 ‘리 마인드’를 하는 것. 이 덕에 그는 지금까지 멘털코치나 스윙코치도 없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홀로 뛰는 한 원동력이 됐다고 한다. 사실 그는 지난해 7월 타이거 우즈의 스윙코치인 숀 폴리에게 배웠다. 하지만 폴리 코치가 우즈에게만 매달려 있어 코치 얼굴을 보기조차 힘들어 아예 혼자 연습하고, 스스로 스윙을 분석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카메라로 스윙을 녹화하고 스스로 문제점을 찾는다.

지난해 성적부진으로 PGA투어 카드를 잃을 위기에 처했을 때였다. 2부투어인 웹닷컴투어 파이널대회에 출전했던 그는 목요일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둔 수요일까지 공이 맞질 않았다. 포기하고 편히 잠이나 자자는 마음으로 숙소로 들어갔다. 그러다 문득 잠에서 깼다. 그는 “잠결에서도 ‘왜 샷이 흔들릴까?’하며 생각했다. 가장 큰 문제가 중심축이 움직였지만 그동안 느낌을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이라며 꿈속에서 문제점을 찾았다. 바로 연습장으로 달려가 중심축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했다. 해답을 찾은 그는 파이널 대회에서 우승했고, 2014년 시즌 PGA투어 출전권을 따냈다. 그의 PGA투어 첫 우승컵을 안긴 취리히클래식 때도 마찬가지였다. 스윙을 할 때마다 중심축이 바뀌는 데 느낌이 지난해 웹닷컴 파이널 때와 거의 흡사했다.

그가 이처럼 메모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스스로 ‘캐디 복(福)’이 없다는 그는 지금까지 캐디를 8명이나 바꿨다. 평균 3개월마다 교체한 것은 그의 성격이 까다로웠던 게 아니라 제대로 된 캐디 정보가 없었기 때문에 번번이 캐디와 궁합이 맞지 않았던 것이다. 이로 인해 그에게 캐디는 선수 조력자가 아닌 가방만 메주는 포터였다. 그래서 대회 때는 자신의 메모와 PGA투어 첫해 때부터 꼼꼼히 적어 온 ‘야디지 북’을 갖고 다니며 스스로 샷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