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피플>불법체류 구금후 석방된 퓰리처상 수상자 “이민의 나라 미국이 이러면 안된다”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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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리처상을 수상한 유명 저널리스트가 중남미 국가 아동들의 미국 밀입국 실태 취재 과정에서 불법체류를 이유로 구금됐다가 석방됐다.

주인공은 3년 전 불법체류자 신분을 공개적으로 고백했던 올해 33세의 호세 안토니오 바르가스(사진)로 취재를 강행하며 구금도 예상했던 것으로 전해져 직접 몸으로 밀입국 단속강화 및 불법체류 문제의 해결을 촉구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5일 바르가스는 텍사스주 히달고 카운티 인근에 위치한 매캘런 공항에서 “미국의 일부인 어린이들에게 등을 돌리지 말고 빛을 비춰 달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바르가스는 “의회가 이민법 개정 입법화에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행정명령 발동을 저울질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정작 ‘미국인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라는 중요한 질문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자유, 평등, 박애의 이념을 안고 이민자들이 출범시킨 미국이라는 나라가 이제는 이민자들을 역으로 탄압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지적이자 고발이었다. 그는 “나 같은 불법체류자들은 가족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려고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는 일조차 두렵기만 하다”고 덧붙였다.

필리핀 국적인 바르가스는 12세 때 미국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는 조부를 찾아와 불법체류자로 주저앉았다. 그러나 그의 조부 역시 영주권을 위조해 미국에 거주했던 불법체류자였다. 바르가스는 워싱턴포스트 기자로 일하면서 2007년 버지니아 공대 총기난사 사건 보도로 퓰리처상을 받았다. 지난 2011년 ABC 방송에 출연해 불법체류자로 살아온 18년 동안의 삶을 고백해 화제를 모았다.

워싱턴 = 이제교 특파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