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건강 대처법… 물놀이 중에도 손 자주 씻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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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를 피해 떠나는 여름휴가 시즌에는 오히려 더위로 인한 질환이 늘어난다. 일상에서 벗어났다는 즐거움에 휴가지에서 건강관리 없이 지내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몸 건강이 악화되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여름철에는 덥고 습한 기후로 인해 평상시보다 질병으로부터 공격당할 위험도가 더 높다.휴가지에서 얻은 질병은 휴가 이후 일상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만큼, 미리 대비해야 한다.

뜨거운 햇볕부터 주의해야 한다. 피부가 오랜 시간 햇볕에 노출되면 일광 화상에 시달린다. 휴가지에서 일광 화상이 의심된다면 찬 우유나 얼음을 채운 물로 20분간 3∼4번씩 찜질을 해 피부 온도를 낮추고 진정시켜야 한다. 보습제와 같은 피부 연화제를 하루에 3회 이상 발라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을 막는 것도 좋다. 또 하얗게 비늘처럼 벗겨지는 피부를 뜯으면 흉터가 되거나 오히려 염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저절로 떨어질 때까지 그대로 두고 심할 경우에는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먹을거리도 신경 써야 한다. 여름휴가철에는 특히 식중독이 많다. 식중독은 세균에 감염된 음식으로부터 발생하는 질병이다. 요즘과 같은 더운 날씨에 실온에 음식을 두게 되면 쉽게 상하게 되고 세균 감염이 나타나 식중독 발생 위험도 높아진다. 익히지 않은 날음식이나 쉽게 상하는 식재료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식중독이 발생하면 대부분 음식을 먹은 후 72시간 내에 구토, 설사, 복통, 발열 등의 증상이 일어난다. 그러나 개인의 건강상태와 원인균의 종류에 따라 잠복기나 증상의 정도가 다를 수 있다.

전혜진 이대목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구토나 설사가 심할 경우에는 탈수로 이어져 전해질 이상으로 진행할 수 있다”며 “탈수되지 않도록 수액치료가 필요할 수 있고 열이나 혈변이 동반될 경우 항생제 치료를 해야 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의사를 만나 제대로 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야외활동으로 땀을 많이 흘릴 경우 탈수가 더 심해질 수 있으므로 목마르지 않더라도 틈틈이 충분한 수분 섭취를 해야 한다.

안구 질환도 휴가가 끝나갈 때마다 급격하게 늘어난다. 아폴로 눈병(급성 출혈성 결막염)과 유행성 각결막염이 대표적이다. 대부분 눈이 빨개지고 눈곱이 끼며 눈에 필름이 입혀진 것처럼 불편한 이물감과 가려움증이 함께 동반된다. 유행성 각결막염의 경우 심해지면 눈이 시리고 일시적인 시력 장애가 올 수도 있기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안과 질환의 상당수가 전염성 질환이어서 오염된 수영장의 물이 눈에 들어가면 쉽게 전파된다. 수영장을 이용할 경우 가능한 눈을 만지지 않도록 하고 손을 자주 씻는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외선 차단을 위해 선글라스는 필수품이다. 강한 자외선은 각막을 거쳐 수정체를 통과해 망막까지 침투하기 때문에 눈이 장시간 자외선에 노출될 경우 시신경에 자극을 줘 쉽게 충혈되며, 심한 경우 각막에 화상을 입을 수 있다. 선글라스를 고를 때 색이 진할수록 차단 효과가 좋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색이 진하면 눈부심을 방지하는 효과는 좋지만 오히려 동공이 열리면서 많은 양의 자외선을 흡수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김진국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원장은 “선글라스를 착용해도 옆과 위를 통해 자외선이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안경알이 크거나 얼굴에 밀착되는 선글라스를 고르는 것이 좋다”며 “또한 챙이 넓은 모자나 양산을 함께 쓰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귓속 건강도 신경 쓰자. 휴가지에서 해양스포츠를 즐기다 보면 귀에 물이 자주 들어가는데 이때 손가락이나 면봉을 이용해서 귓속을 무리하게 건드리면 안 된다. 물놀이 후에는 생리식염수로 가볍게 귓속을 세척한 뒤 차가운 드라이어로 건조시켜 주는 것이 좋다.

풍토병이 많은 해외를 여행할 때는 예방접종이 필수다.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최근 급증하는 홍역을 예방하는 백신이 필요하다. 홍역은 전염력이 매우 강해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환자와 접촉하면 감염될 확률이 높다. 홍역 백신은 출국 2∼4주 전에 접종하는 것이 좋다.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 지역에는 모기에 의해 전파되는 급성바이러스성 출혈열인 황열을 주의해야 한다. 황열은 중증 환자의 25∼50% 정도가 사망할 수 있고, 효과적인 치료법은 없다. 황열 유행 지역을 여행할 예정이라면 적어도 출국 10일 전에는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