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美 콘덴세이트 국내 첫 도입

GS칼텍스가 39년 만에 수출금지가 풀린 미국산 콘덴세이트(초경질원유)를 국내업계 최초로 도입해 주목된다. 중동에 편중돼 있던 수입처를 다변화해 가격 협상력을 높이고, 원유도입 비용을 떨어뜨려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더불어 1975년 원유수출을 금지한 이래 처음 이뤄진 미국의 콘덴세이트 수출은 세계 원유시장의 중동 패권구도를 흔들 수 있어 미국이 향후 일반 원유로 수출을 확대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지난달 원유 수출을 허가한 뒤 GS칼텍스가 한국업체 처음으로 일본 미쓰이상사를 통해 콘덴세이트를 샀다고 최근 보도했다.

미국이 지난달 39년 만에 원유 금수를 풀면서 국제석유시장에도 큰 파장을 던지고 있다. 이라크 내전 격화와 러시아의 대(對)우크라이나 가스공급 중단 선언사태에도 불구하고 국제원유가가 안정된 모습을 보인 것은 미국의 원유 금수 해제 조치가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셰일가스 개발과 그 과정에서 병산된 콘덴세이트가 시장에 출하되면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두바이유보다 더 싸진 상황에서 미국이 원유 수출국으로 본격 변신할 경우 국제에너지 시장의 판도 변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GS칼텍스가 미국산을 구입한 이유는 중동산에 비해 배럴당 몇 달러가 저렴하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원유 정제마진 악화와 석유화학제품의 원료인 파라자일렌(PX) 가격 하락으로 실적이 악화돼 원가절감에 부심해온 GS로선 도입 원유 가격 인하에 필사적이었다. 매출의 대부분이 원유도입 비용인 만큼, 1달러만 차이가 나도 연간 기준 수천억 원의 비용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GS칼텍스가 도입한 콘덴세이트는 10만 배럴로 전해졌다. GS칼텍스가 월 200만 배럴의 콘덴세이트를 수입해 온 데 비춰보면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상징성이 주는 의미는 크다.

김세동 기자 sdg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