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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4년 08월 01일(金)
‘오바마 실패’서 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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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숙/국제부장

요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처지가 말이 아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대통령 국정수행지지율은 41%에 머물러 있고, 무기력한 외교정책에 대한 비판론도 비등하고 있다. 오바마의 외교정책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여론은 지난 5월 48%에서 6월 58%로 무려 10%포인트나 뛰었다. 공화당이 다수인 미 하원은 오바마가 건강보험개혁법과 최저임금인상안 등을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행정명령을 남발했다는 이유로 30일 대통령 제소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아직 임기가 2년반이나 남았는데 워싱턴포스트는 오바마가 ‘아무런 공적이 없는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을 정도다.

오바마는 상원의원에서 민주당 대선후보, 그리고 대통령에 당선될 때까지 늘 뜨거운 열기를 몰고다닌 정치계의 록스타였다. 그와 대중의 관계는 사랑에 빠진 연인들과 같았다. 유권자들은 더 세련되고 경험 많은 힐러리 클린턴 대신 오바마를 택했다. ‘신선함보다 더 큰 매력은 없다’는 말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유럽에서는 조지 W 부시의 퇴장에 축배를 들면서 오바마에게 노벨평화상을 안겼다. 부시행정부 때 비등했던 한국의 반미정서도 오바마시대로 들어서며 사라졌다.

그런 오바마의 마력이 이제 힘을 잃고 있다. 그의 선량한 시선과 열정 어린 연설을 좋아했던 사람들은 그의 외골수식 국정운영과 이상주의적 뒷북 외교에 등을 돌리고 있다. 오바마가 민주당 경선 맞수였던 클린턴을 국무장관으로 지명했을 때 사람들은 ‘팀 오브 라이벌’ 정신의 승리라며 열광했지만, 그런 정신 또한 2기에 접어들면서 완전히 무너졌다. 좀 더 실용적이고, 현실적이 돼야 할 오바마의 2기 행정부는 경험이 부족한 측근들이 요직에 배치되면서 더 뒤뚱거리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어쩌다 이렇게 추락하게 됐을까. 온 세상의 축복 속에 시작된 그의 집권이 실패 쪽으로 기울어지게 된 근본원인은 인사에 있다. 특히 오바마의 외교 실패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무능력에 기인하는 바 크다. 공화당 상원의원들의 반대에 부딪쳐 국무장관이 되지 못하고 대신 국가안보보좌관이 된 수전 라이스는 오바마의 최측근이지만 복잡한 외교 현안을 전혀 중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워싱턴외교가의 평가다. 백악관 비서실과 국가안보회의, 행정부 요직에 포진한 오바마의 참모들 또한 안팎의 논란으로부터 보스를 감싸는 데 급급할 뿐 어떤 비전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오바마의 추락을 보면서 우리를 되돌아보게 된다. 오바마시대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은 흔들리고 있지만 부자가 망해도 3년은 간다는 말이 있듯, 오바마가 아무리 헤매도 미국은 미국이다. 차기 대선에서 새 리더가 선출되면 어느 정도 만회가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에겐 그럴 여유가 없다. 미국과 유럽의 대러 제재 강화로 미·러 신냉전이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외교의 판이 달라지고 있다. 다른 부처는 차치하더라도 청와대만큼은 혼미한 국제정세를 읽어낼 지혜와 배짱이 있는 인물들로 채워야 한다. 그래야 미국과 일본, 러시아, 중국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혼미한 동북아에서 한국의 길을 헤쳐 나갈 수 있다. 과연 박근혜 대통령이 급변하는 외교안보 상황에 대한 위기의식을 갖고 있는지 묻고 싶다.

muse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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