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 못찾는 野> 주말까지 유족 ‘이해’ 더 구하기로

새정치민주연합은 ‘여야 협상-야당의 합의 파기-재협상-유가족의 재합의안 거부’로 이어진 세월호특별법 처리 문제와 관련, 일단은 주말까지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이해’를 더 구해 가기로 결정했다. 새정치연합은 현시점에서 여당인 새누리당에 재협상을 요구하는 것은 도리에 맞지 않으며, 그렇다고 유가족의 의견을 무시하고 재합의안의 당론화를 강행한다는 것도 힘들다는 판단 아래 유가족 재접촉과 설득이라는 안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가족은 민간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접촉 전망은 밝지 않다. 주말까지의 접촉에도 불구하고 유가족들이 의견을 굽히지 않을 경우 새정치연합은 출구 없는 ‘막다른’ 상황에 처하게 될 전망이다.

새정치연합은 21일 오전 고위당직자 비공개회의를 열고 세월호특별법 관련 대책을 논의했다. 새정치연합 고위 관계자는 “주말까지 상황을 지켜보며 유가족과 계속 접촉하면서 대화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은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유은혜 원내대변인은 “주요 당직자, 의원, 각계각층과 대화하고 통화하면서 소통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가족들이 단호하게 거부 의사를 밝힌 상태에서 추가 설득 자체를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상당하다.

한 관계자는 “1차 합의 후에는 여당에 재협상을 요구하고, 2차 합의 후에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해법을 요구하고 있다”며 “당이 할 수 있는 일이 여권에 호소하는 것밖에 없는지 자괴감이 든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강경파를 중심으로 세월호특별법과 다른 법안들을 연계하면서 대여 투쟁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한 수도권 초선 의원은 “이번 사안은 야당이 유가족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강하게 정부·여당과 싸울 필요가 있다”며 “모든 걸 다 걸고 재협상을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경우 야당이 스스로 합의안을 파기하고 민생을 팽개쳤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박 위원장이 자신의 ‘직’을 걸고 합의안을 재추인받아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익명을 요청한 한 의원은 “유가족들은 기본적으로 정부와 여당을 불신하고, 정치권도 믿지 못하고 있어 설득을 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며 “합의안 자체에 대한 당내 평가가 나쁘지 않은 만큼 추인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