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금융’ 은행서 모바일로 영역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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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금융, 가을 대전(大戰)의 막이 오른다.’

9월부터 모바일 메신저업체 카카오톡이 국내에서 시작할 금융서비스 ‘뱅크월렛 카카오(카카오 뱅크·소액송금)’와 ‘카카오 페이(간편결제)’가 모바일 금융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 전망이다.

중국 1위 알리바바의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알리페이’ 및 미국 이베이의 ‘페이팔’ 등 해외업체들이 이미 한국에서 자사 사이트 이용객을 중심으로 사용빈도를 늘려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뒤늦은 출발이라 할 수 있다.

국내 1위 포털 네이버의 폐쇄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밴드’도 회원 간 소액송금 등 유사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전자결제대행업체(PG)인 KG이니시스와 KG모빌리언스는 9월부터 간편결제 서비스 ‘케이페이’로 기존 10만여 개 가맹점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다. LG유플러스는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나우’의 금융감독원 보안성 심의기준 통과를 계기로 사업 확장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해외에선 애플이 9월 중 아이폰6를 출시하면서 전자지갑 ‘아이(i)월렛’을 탑재할 예정이고, 페이스북도 ‘구매(Buy)’ 버튼을 테스트 중이다. 바야흐로 모바일 금융전쟁의 전운이 짙어가고 있는 것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터넷 뱅킹이라 불리던 PC 기반의 1세대 정보기술(IT) 금융 거래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활용한 모바일 금융으로 주도권을 넘겨주고 있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올 2분기 인터넷 뱅킹 및 모바일 뱅킹 실적을 보면 6월 말 현재 모바일 뱅킹 등록고객 수는 전분기 대비 4.6% 증가한 5499만 명을 기록했다. 대한민국 5000만 인구 모두가 사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스마트폰 기반의 모바일 뱅킹 이용자는 2013년 2분기 3131만 명에서 2014년 2분기 4298만 명으로 급증했다. 모바일 뱅킹의 사용건수 비율은 45.5%로 조만간 인터넷 뱅킹을 추월할 전망이다. 이는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접속할 수 있는 모바일 기기로 금융 업무를 보는 습관이 소비자에게 재빨리 정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세계적 베스트셀러 ‘브레이킹 뱅크스(Breaking Banks)’는 “우리가 금융산업에서 지난 100년간 겪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변화를 향후 10년 동안 겪게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속도·편의·공간 초월의 IT 기술이 오프라인 기반의 전통 금융시스템의 뿌리를 송두리째 흔들 것이란 경고이다.

금융산업의 이런 최신 변화를 표현하기 위해 ‘핀테크(FinTech)’란 신조어도 생겼다. 금융(Financial)과 기술(Technology)을 합성한 말이다.

전 세계 국가 중 핀테크에 가장 신속하게 적응하고 있는 국가는 중국이다. IT업계의 3대 황제로 불리는 알리바바, 텅쉰(텐센트), 바이두는 각각 모바일 결제와 송금 서비스를 넘어 중국 정부로부터 정식 은행 허가를 받아 대출 및 투자 업무로 영역을 확대하는 중이다. 미국의 이베이, 구글, 아마존 등도 모바일 결제에서 시작한 서비스를 다른 영역과 결합시키기 위해 발걸음을 서두르고 있다. 카카오톡이 9월부터 시작할 송금 및 결제 서비스는 기존 은행의 수수료 수익 기반을 크게 잠식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입출금기(ATM) 수수료 건당 100원 등 종래 금융권 수수료보다 훨씬 싸거나 사실상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카카오톡은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상당수 제휴업체들에게 수수료 면제를 요구해 관철시켰다.

IT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도 모바일뱅크의 탄생을 촉진할 수 있도록 금융 부문의 규제 장벽이 신속하게 해소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