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적 징계위’…‘경징계’…‘김 빼는’ 교육감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미복직 전임자에 대한 직권면직 직무이행 명령 시한(2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불구, 대다수 교육청들이 형식적으로 징계위원회를 열거나 면직보다 약한 경징계를 내리면서 ‘시간벌기’나 ‘김빼기’에 나섰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일 교육부에 따르면 직권면직 직무이행명령을 내린 12개 교육청 중 대전·경기·충북은 징계위원회를 열었지만, 해당 교사들이 징계위에 불참했다. 서울시교육청도 최근 조희연 교육감이 몽골 출장에 앞서 징계위 개최를 지시해 9월 중순까지 징계위를 열기로 했다. 경북도교육청의 경우 징계위를 열었지만 해당 교사 2명에 대해 교육부의 명령인 면직보다 수위가 낮은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8월 29일 전교조 미복직 전임자 2명이 있는 김포교육지원청과 양평교육지원청에서 각각 징계위를 열었다. 이날 징계위에는 미복직 전임자들이 모두 불참해 징계위가 무산됐다. 해당 교육지원청은 2주 뒤 징계위를 다시 소집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들이 출석하지 않으면 징계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전교조 미복직 전임자에 대해 충분한 해명 기회를 주겠다는 입장이다. 이 교육감은 8월 22일 기자들과 만나 “직권면직이든 뭐든 하려면 소명을 들어봐야 하며 2명이 (복직을) 안 하는 사유가 뭔지, 언제 복직할 수 있는지 묻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대전과 충북교육청도 징계위를 열었지만 미복직 전임자들이 불참해 징계를 하지 못했다. 인천·울산교육청도 미복직 전임자에 대한 징계위를 열기로 했지만 유사한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교육계에서는 전교조 차원에서 징계위에 출석하지 않기로 하고 진보성향 교육감들이 이를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시간벌기’에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전교조와 해당 교육청들이 징계 절차를 잘못 이해하고 있어 시간벌기를 하려는지 모르지만 ‘직권면직’의 경우 절차상 시간벌기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일반적인 교원 징계의 경우 징계위원회 회부 후 2개월, 징계후 이의신청 1개월 등 3개월의 시간을 벌 수 있어 전교조 미복직 전임자들이 시간을 끌어 임기가 끝나는 12월에 자연스럽게 복귀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경북도교육청의 경징계에 대해 후속조치를 지켜보고 추가 징계 여부 등을 결정하기로 했다.

신선종 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