警, 오늘 임원 5명 불러 조사

세월호참사가족대책위원회 일부 임원진의 대리운전 기사 폭행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경찰은 가해자로 지목된 임원진이 18∼19일 출석하는대로 구체적으로 어떤 폭력행위가 있었는지 확인에 나선다. 경찰은 또 사건 현장 주변 CCTV 정밀 분석을 통해 이들의 진술과 당시 상황을 비교 분석하고, 사건에 가담하지 않은 목격자 추가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18일 서울 영등포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인 17일 세월호참사가족대책위가 보도자료를 내고 “18일 경찰에 출석,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경찰은 김병권 가족대책위 위원장 등 폭행에 가담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임원진 5명을 상대로 당시 상황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앞서 19일까지 출석하라고 출석요구서를 발송한 뒤 출석을 기다리고 있지만, 18일 오전 11시 현재까지 가족들은 경찰서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임원진 일부는 다툼을 말리던 시민 등에게 폭행을 당해 부상을 입었다고 주장, 이날 오전 중으로 진단서를 발급받아 오후 경찰에 제출할 예정이다.

김형기 세월호참사가족대책위 수석부위원장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대리기사가 아니라 주로 행인 2명한테 맞아 입술을 4바늘 꿰매고 치아도 총 6개가 나갔으며, 김 위원장은 팔에 금이 갔다”면서 “전치 4주 이상 나온다고 들었는데 오늘 오전 중으로 진단서를 끊어 경찰 조사를 받으러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책위측 박주민 변호사는 “17일 보도자료 배포 이후 담당 경찰과 일정 조율을 시도했지만 담당 형사 휴대전화가 꺼져 있어 일정 조율을 못했다”면서 “18일 오후나 19일 사이 출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세월호 유가족의 대리운전기사 폭행 장면은 인근 CCTV와 시민들의 휴대전화 동영상 등에 포착됐다. 관련 영상 자료에 따르면 17일 0시 41분쯤부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의 한 길가에서 세월호 유가족들과 대리운전 기사 이모(52) 씨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다. CCTV에는 세월호 유가족 1명과 대리기사가 언쟁을 벌이는 듯 손사래를 치며 한동안 대치하다가 점점 몸싸움이 격해지면서 옆으로 이동해 다툼을 벌인다. 곁에는 검은 정장에 흰 가방을 멘 여성의 모습이 보이는데 김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으로 추정된다. 0시 48분쯤 유가족과 대리기사, 목격자 등 여럿이 엉켜 몸싸움을 하는 장면이 선명하게 찍혔다. 이들의 폭행 사실을 신고한 김모(35) 씨와 노모(35) 씨는 이들이 대리기사를 폭행했고, 말리는 과정에서 자신들도 맞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 씨는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유족한테 일방적으로 (피해자가) 맞는 것을 목격했는데 왜 유족들이 다쳤다고 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리기사 이 씨는 경찰 조사에서 “일행 중 한 남성이 ‘국정원 직원이냐’고 묻길래 어이가 없어서 내가 큰소리를 쳤고 승강이가 벌어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서정·김다영 기자 hims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