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뜨면서 세월호法 새국면… 野강경파 설득이 변수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이 취임 첫날인 19일 세월호특별법에 대해 ‘여야 양보’를 강조하고 나섬에 따라 정국 해소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문 위원장이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안산시 단원고 학생 유가족과 당내 일부 강경파가 강력하게 요구해온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기소권 부여’ 방안에 대해 당 차원에서 재검토할 수 있다는 점을 밝히면서 꽉 막힌 세월호 협상이 새 국면으로 가게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유가족들이 문 위원장의 말대로 ‘양해’를 할 수 있을지, 또 당내 강경파들의 반발이 어떤 식으로 표면화할지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 비대위원장만이 아니라 야당 원내 관계자들도 진상조사위에 대한 수사권·기소권 부여 문제에 유보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기존 주장만 되풀이하며 여당과 평행선을 그릴 것이 아니라 양측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안으로 대화해야 한다는 ‘온건론’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문 비대위원장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물론이고 청와대, 유가족과의 대화 계획을 밝혔다. 문 의원은 “세월호특별법 문제에서 유가족의 동의가 필수”라면서 “여야가 서로 양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상을 책임지는 박영선 원내대표 역시 지난 1∼2차 합의 과정에서 ‘원칙 고수’보다는 ‘실리 추구’에 무게를 두는 모습을 보여, 이후 협상도 유연한 태도로 임하리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문 위원장뿐 아니라 야당 내 원내지도부는 수사권·기소권 문제를 계속 주장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 강하다. 김영록 새정치연합 원내수석부대표는 18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서 “야당의 공식 입장으로 제가 내놓을 수 있는 수석 부대표이기 때문에 입장은 아니지만 수사권·기소권 문제를 계속해서 다루다 보면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상조사위에 수사권·기소권을 부여하는 대신 특별검사 추천과 관련해 야당과 유가족의 입장을 반영하는 게 보다 현실적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금태섭 전 새정치연합 대변인도 최근 “진상조사위에 수사권(기소권 포함)을 부여하는 데 모든 역량을 투입하는 것을 재고해야 한다“며 ”수사권을 부여해도 반드시 밝혀져야 하는 세월호 참사 진상이나 우리 사회 문제점을 규명하는 데는 무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문희상 의원이 야당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된 데 대해 “축하하고 또 환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 참석, “문 위원장은 대표적인 의회민주주의자로 평가되는 존경받는 정치 지도자”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국회 정상화가 크게 기대된다”면서 “이 말씀을 드리려고 나왔다”고 덧붙였다.

이화종 기자 hiromat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