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본계약-市와 협의…‘100년 구상’ 가속페달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 부지 확보에 성공한 현대자동차그룹이 부지 매입 본계약 체결을 시작으로 한국판 ‘아우토슈타트’(독일 볼프스부르크에 폭스바겐이 지은 사옥 겸 자동차 테마파크) 조성을 위한 구체적인 부지 개발 및 계열사 이전 계획 검토에 착수키로 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19일 “26일 본계약을 체결하고 1년 이내에 계약금 납부를 완료하면 계열사들도 본격적인 이전 계획을 수립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서울시와 협의 과정도 남아 있기 때문에 본계약 체결과 함께 개발과 관련한 사항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 부지는 현재 제3종 주거지역이지만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되면 용적률(대지면적에서 건축연면적이 차지하는 비율)이 최대 800%까지 상향된다.

따라서 현대차그룹은 이 부지에 100층 이상의 초고층 건물을 지어 30여 개 계열사들을 모두 수용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부지 매입 비용과 개발 비용을 고려할 때 최대한 높게 건물을 지어 효율성을 높일 수밖에 없다”며 “뚝섬 이전 계획 당시 검토되던 초고층 사옥이 한전부지 개발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현대차그룹 일부 주요 계열사들은 서울과 지방 곳곳에 흩어져 있다. 우선 현대모비스와 현대하이스코, 현대글로비스, 이노션 등은 각각 강남구 일대 건물에 사무실을 차리고 있으며, 현대엔지니어링은 종로구 계동의 현대중공업 사옥에 입주해 있다. 부품업체들인 현대위아, 현대다이모스, 현대파워텍, 현대파텍스 등은 충남과 경남 등에 산재해 있다.

현대차그룹이 한전부지를 사옥 용도 외에 자동차 테마파크로도 활용할 계획으로 알려지며 어느 정도의 시설이 들어설지도 관심사다. 한전부지 개발은 ‘아우토슈타트’를 벤치마킹할 것으로 예상되며 그 일대에는 자동차 전시관을 비롯해 박물관과 각종 체험관, 행사장, 숙박시설 등이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나 관광객, 자동차 업무 관계자 등이 모두 활용할 수 있는 복합시설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