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바리스타 황은영(뒷줄 오른쪽) 씨와 서경석(〃 왼쪽) 씨가 지난달 19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꿈앤카페’를 찾아온 손님에게 직접 만든 커피를 건네고 있다. 심만수 기자 panfocus@munhwa.com
“어서오세요. 꿈앤카페입니다.”
지난달 19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용산구청 3층 카페. 연갈색 유니폼과 모자를 단정하게 착용한 남녀가 환한 웃음으로 커피를 주문한 손님을 맞았다. ‘아메리카노 2잔’이란 주문이 들어오자, 두 명의 젊은 바리스타가 신속하게 커피를 내왔다. 익숙한 손놀림으로 커피머신을 조작해 아메리카노를 만든 여성은 지적장애 2급인 황은영(28) 씨, 그 옆에서 카드 단말기를 능숙하게 다루며 손님의 계산을 마친 남성은 지적장애 3급인 서경석(26) 씨다. 그들이 만든 커피는 유난히 따뜻했다. 이 때문인지 이곳에서 커피를 마시는 손님들의 얼굴에는 항상 따스한 미소가 있었다.
이곳은 ‘꿈앤카페’다. 꿈앤카페는 중증장애인에게 안정적 일자리를 제공하고 장애인일자리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해 마련된 일자리 지원사업의 카페 브랜드다.
정부기관, 지방자치단체 및 시·도 교육청 등의 공공기관이 장애인들을 위해 카페, 매점 등을 설치할 때 설치비를 지원하는 ‘공공기관 연계 중증장애인 창업형 일자리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다.
10월 현재 기준으로 용산구청을 비롯해, 의정부시청 등 전국에서 총 20개의 꿈앤카페가 운영 중이며 이곳에서 중증장애인 70여 명이 일하고 있다. 이들은 꿈앤카페에서 일한 경력을 토대로 일반 매장에 취직하기도 한다. 꿈앤카페가 중증장애인들이 서비스직에 진출하기 위한 발판이 되는 것이다.
황 씨와 서 씨는 보건복지부와 한국장애인개발원의 중증장애인 직업재활지원사업을 통해 그들의 적성에 맞는 직업상담과 평가를 받고, 바리스타에 관한 훈련을 받아 꿈앤카페에 오게 됐다. 3개월간의 교육과정을 통해 대인관계 요령, 커피머신 사용법, 매장정리 등을 훈련한 뒤 배치됐다. 곁에서 업무를 보조하는 직원이 한 명 있지만 대부분의 업무는 황 씨와 서 씨가 다 수행한다.
꿈앤카페는 중증장애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인식개선이라는 공익적인 의미도 있지만, 카페를 유치하는 공공기관의 입장에서도 지역주민은 물론 기관 근무 직원에게 값싸고 질 좋은 음료 혜택을 제공하고 있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꿈앤카페의 음료는 일선 카페음료 보다 낮은 가격에 공급된다. 수익을 내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공익적 측면이 강해 최소한의 운영만 유지하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김성동 용산장애인복지관 팀장은 “꿈앤카페를 설치한 뒤에는 직원들은 물론 여권 등 민원 업무를 보러 오는 주민들이 크게 좋아하신다”며 “정기적으로 카페를 찾는 단골손님도 300명이 넘을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으며 아침 출근시간대와 점심시간에는 주문이 많아 길게 줄을 서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소가 밝은 황 씨를 찾는 단골손님이 많다고 귀띔했다. 이날 오후 부서 회의를 위해 음료를 주문한 양재일 주무관은 “가격이 저렴하고 맛도 좋아 자주 오게 된다”며 “직원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중증장애인들에게는 ‘일할 수 있는 즐거움’이 가장 큰 행복이다. 초기에는 실수도 잦았지만, 일이 손에 익숙해지면서 여유도 생겼다. 서경석 씨는 “주문받고 돈을 계산해주는 것이 정말 재미있다”며 “도전해보라고 하시던 부모님도 기뻐하신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장애인에게도 절대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도전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m class='emp_01'>[속보]</em>시진핑, 블링컨에](http://image.munhwa.com/gen_thumb/202404/2024042601039910226004_300.jpg?v=20240427065156)
;){kind=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