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제7회 사회적기업월드포럼 둘째날인 지난 15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서울호텔에서 ‘사회적기업과 사회통합’을 주제로 한 기조발제가 이어지고 있다. 김연수 선임기자 nyskim@munhwa.com
제7회 사회적기업월드포럼(Social Enterprise World Forum·SEWF)이 서울에서 열렸다. SEWF는 실업 및 사회양극화 등 사회문제에 대한 사회적기업의 역할 증대와 사회적기업의 발전을 위해 세계 사회적기업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교류하고 협력하는 국제포럼이다. 2008년 영국에서 열린 제1회 SEWF를 시작으로 제7회 포럼이 지난 14∼16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서울호텔에서 개최됐다.
14일 개회식에서 ‘10년 후에’ 저자이자 미래학자인 조지 프리드먼은 “오랫동안 자선단체에 기부를 해왔는데 어느 순간 그것이 지루하게 느껴졌다”며 “공동선을 추구하고 돈이 아닌 다른 것에 가치를 부여하는 사회적기업과 사회적기업가들이 따뜻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프리드먼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 인도양 국가와 에티오피아, 케냐, 우간다 등 아프리카 국가, 멕시코, 페루, 니카라과 등 중남미 국가 16개국의 경우 사회적기업이 깊게 뿌리내리고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리기업 위주로 발전하고 있는 한국, 중국, 일본보다는 이들 국가에서 사회적기업의 성공 가능성이 더욱 높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어 기조연설자로 나선 이본 스트라찬 스코틀랜드 정부 부국장은 “정부의 역할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경제위기를 사회적기업이 지역사회와 결합하며 해결할 수 있었다”며 “사회적기업은 변화를 이끌어나갈 힘이 있다”고 강조했다. 스코틀랜드는 경제위기 타개책으로 2007년부터 사회적기업 육성 정책을 펼쳐왔다.
이채필 한국장애인재단 이사장은 세 번째 기조연설자로 나서 “고용노동부 장관 시절부터 사회적기업의 태동기부터 현재까지 함께해오고 있는 터라 감회가 남다르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 이사장은 현재 한국의 사회적기업은 태동기를 지나 성장기에 접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관 주도로 성장해온 만큼 한국의 사회적기업은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경쟁력이 부족하고 인증제도 역시 사회적기업의 활동범위를 제한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자금지원 및 자금조달, 판로 개척 등 자생력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본격적인 일정이 진행된 15일에는 ‘사회혁신과 사회적기업’을 주제로 한 포럼이 열렸다. 미국 사회적기업센터 회장과 사회적기업연맹 창립자로 30년 이상 사회적기업가들에게 자문을 제공한 제르 보시는 “사회적기업이 후원이나 지원사업 등 자금지원 정책에 의존하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며 “사회적기업가도 기업가이므로 후원에 의존하기보다 자금조달을 위해 노력하는 등 돈과의 관계를 바꾸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투자자에게 ‘왜 이 사회적기업이 필요한지, 투자자가 얻는 것이 무엇인지’를 설득하기 위해 새로운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는 점을 당부했다.
‘사회적기업과 사회통합’을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는 사회적기업이 국제사회의 불균형과 양극화 등 사회문제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조명했다. 안상훈(사회복지학) 서울대 교수는 “한국이 복지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사회적기업의 역할이 중요한데, 사회적기업을 통해 고용 없는 성장, 양성 불평등, 양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회 정의, 평등, 지역사회 개발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미국 REDF(The Roberts Enterprise Development Fund) 상무이사 크리스티나 가르시아(여)는 사회통합을 위해 사회적기업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와 관련한 REDF의 사례를 소개했다. REDF는 노숙자들이 일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민간단체의 기금을 활용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현재까지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이를 통해 샌프란시스코의 노숙자 문제를 해소할 수 있었다. 가르시아는 “일자리가 없으면 경제 활동은 물론 각종 사회적 기회로부터 소외된다”며 “일자리를 얻기 힘든 노숙자, 전과자에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 이들이 결국은 지역사회 발전에 좋은 영향을 준다는 것을 REDF는 경험했다”고 밝혔다.
포럼 마지막 날인 16일 ‘사회투자와 사회적기업’을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는 심상달 한국 융합경제연구소 대표가 “사회적 경제를 도입하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금융조달이 어렵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정부가 자본의 촉매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2015년 제8회 사회적기업월드포럼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최된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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