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防産부패’에 무너지는 安保>국산무기 전력화 지연… 육군장비 ‘절반’이 30년 넘어

핵심부품에 대한 설계 및 기술능력의 미비로 10여 개에 달하는 육군의 국산개발 주요무기 전력화가 지연된 것은 국방개혁 목표 차질과 전력 공백이라는 안보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영세 방산업체들의 경영난으로까지 연결돼 국내 방산 기반의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낳고 있다.

문화일보가 20일 입수한 육군·방위사업청의 비공개 내부 문건 ‘무기체계 전력화 보고서’에 따르면 전력화 지연에 따라 국방개혁의 근간을 저해하는 등 국방개혁 기본계획 목표달성에 심각한 차질을 빚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노후장비를 계속적으로 사용하게 됨에 따라 전투능력 저하 현상이 가속화하고 전력 공백이 발생하는가 하면 국방개혁의 핵심인 부대구조 개편에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현재 지상 및 공중 기동수단은 대부분 노후화가 심각한 상태다.

보고서에는 육군이 현재 30년 이상 노후장비를 50%나 보유했으며 이마저 대부분 아날로그 방식의 무기체계여서 첨단전력으로 구성된 미군, 특히 미 해·공군과 연합·합동작전을 수행할 경우 전력 상승효과를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형 무기체계의 도태와 신형 무기체계의 디지털화를 통한 적기 전력화가 육·해·공 합동작전과 한·미 연합작전의 전투력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미래 기동군단의 핵심전력인 K-2 전차가 파워팩 국내 기술 개발에 발목이 묶여 전력화가 지연되고 예산 논리에 묶여 양산 수량이 삭감되면서 남북 전차 전력의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해 공세 기동 능력 발휘에 제한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한국군의 전차는 2300여 대로 4200여 대인 북한 전력의 57%에 불과하다.

2004∼2005년 남북한 전력지수는 육군의 경우 북한 대비 80% 수준(공군 103%, 해군 90%)으로 3군 중 가장 낮았다. 국방개혁 과정에서 추진 중인 전차·장갑차·포병 전력 등 무기 첨단화계획은 목표 연도인 2030년에 들어서면 오히려 그 수량은 2013년 대비 줄어들어 국방개혁 이후 육군의 전력지수는 북한의 70% 수준으로 저하될 것으로 보인다. K-2 전차, 120㎜ 자주박격포 등은 예산부족으로 소요량이 줄었는데, 이는 부대와 병력 축소를 고려한 첨단 무기의 전력화가 지연되는 데 그 원인이 있다.

전문가들은 궁극적으로 무기체계 전력화 지연은 방산업체 및 중소 협력업체의 경영 악화로 직결되고 국내 방산 기반의 약화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H사는 파워팩 문제로 K-2 체계의 양산이 지연돼 2011년 이후 방산부문 영업이익이 거의 1% 미만으로 악화됐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