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풍구 관련 1㎡당 하중기준 살펴보니… 주차장 100㎏ vs 지하철 500㎏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17일 발생한 판교 테크노밸리 환풍구 추락사고의 환풍구처럼 바닥에서 일정 부분 떨어진 돌출형 지하주차장 환풍구의 경우 ‘점유·사용하지 않는 지붕’으로 간주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소무게 기준 적용을 받긴 하지만 지붕에 적용되는 무게 기준 가운데서도 가장 약한 수준인 1㎡당 100㎏의 적용을 받고 있었다. 안전 펜스 등 진입을 막는 장치를 설치해야 한다거나 일정 높이 이상으로 지어야 한다는 등의 규정도 없었다. 정부는 경찰 수사 결과를 본 뒤 환풍구 관련 종합대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20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건물 지하주차장 환풍구의 경우 국토부 고시인 ‘건축구조 기준’에 나와 있는 무게 적용을 받는다. 건축법상 건축물이나 구조물의 벽, 기둥, 지붕은 이 기준에 맞춰 지어야 하는데 지하주차장 환풍구는 지붕과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 특히 판교 환풍구처럼 바닥에서 일정 부분 떨어진 돌출형 환풍구는 ‘점유·사용하지 않는 지붕’으로 보고 지붕에 적용하는 기준 가운데서도 가장 약한 1㎡당 100㎏을 적용한다. 애초에 사람들이 올라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하에 설계되기 때문에 이번 사고처럼 사람들이 몰리는 특수한 상황이 발생하면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돌출형은) 눈 무게, 유지·보수를 위해 사람들이 올라가는 경우 등을 감안해 최소한의 무게 기준을 둔 것”이라고 말했다. 돌출형이 아닌 바닥에 만드는 환풍구의 경우 산책로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으면 1㎡당 300㎏, 정원·집회·헬리콥터 이착륙장 용도로 쓰일 가능성이 있으면 1㎡당 500㎏의 좀 더 강한 무게 기준을 적용한다. ‘철도설계 기준’ 적용을 받는 지하철 환풍구도 1㎡당 500㎏의 기준을 맞춰야 한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성남=강승현 기자 byhu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