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통진당 해산 提訴 1년… 憲裁, 신속히 심판하라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이 지난해 11월 5일 정부 제소(提訴) 이래 1년에 이르렀다. 이런 시의와 함께 박한철 헌재소장이 지난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연내 선고 가능성’을 언질, 국민적 관심이 다시 높아졌다. 특히 21일 제16차 변론 기일에는 이석기 의원의 ‘내란의 죄’ 사건 제보자 이 모 씨와 북한인권운동가 김영환 씨에 대한 증인 신문이 예정됨으로써 사건 자체가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헌재 측도 “당사자의 절차적 권리는 보장돼야 한다”고 전제하면서도 한두 차례 변론 기일을 더 열면 종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9인 재판관 전원의 충분한 평의(評議)를 위해서도 변론 절차를 신속히 끝낼 필요가 있다는 것이 법조 안팎의 중론이다.

통진당 위헌 심판은 헌법 제8조 명문을 좇아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가리는 초유의 헌법재판이다. 헌재가 결코 가치중립적이어선 안 된다. 바이마르공화국의 가치중립적 원리로 인해 나치 정권이 등장했다는 반성적 성찰로 위헌정당 해산 절차를 두고, 헌법 가치에 도전하는 자의 기본권을 인정하지 않은 독일의 경험을 교훈삼아야 할 것이다.

위헌 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도 통진당에 국민의 혈세가 계속 지원되는 역리(逆理)도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중앙선관위 자료에 따르면 통진당은 2011년 11월 창당 이래 국고보조금과 기탁금 등 170여억 원의 국고를 지원받아왔고, 11월 15일까지 위헌 선고를 하지 않는다면 7억 원 가까운 혈세가 추가 투여돼야 할 상황이다. 정부의 제소 이래 실시된 6·4 지방선거의 광역·기초단체장 선거와 7·30 재·보궐선거에서 통진당은 ‘독재 부활’ 등으로 정부를 비판했지만 단 1석도 확보하지 못했다. 그러잖아도 당선 아니라 중도 사퇴를 위해 후보를 내는 당이라고 지적받아온 만큼 국민의 정치적 심판은 이미 끝났다고 해도 지나칠 것 없다.

국민은 다음 순서로 헌재의 정리 및 최종 심판을 지켜보고 있다. 직접적으로 평면 비교할 대상은 아니지만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사건은 그 해 3월 12일 국회의 소추 의결 이후 4월 말까지 총 7회 변론을 거쳐 5월 7일 평의를 마치고 5월 14일 기각 선고했었다. 통진당 심판 절차는 지난해 12월 24일과 올 1월 15일의 2회 준비절차, 1월 28일 이후 16회의 변론을 거쳐왔다. 이젠 ‘평의의 시간’, ‘선고의 택일(擇日)’로 이어나가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