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용산기지 이전계획 수정 국회동의 거쳐야”

한국과 미국이 2015년 12월 1일로 예정됐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점을 재연기하기로 하면서 주한미군 재배치 계획인 용산기지이전계획(YRP)과 연합토지관리계획(LPP)의 국회 재비준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24일 오전 비상대책위원회에서 “20년 넘게 준비해 왔고 국회 비준까지 마친 용산기지 이전 계획도 크게 수정했다”면서 “이것은 국회의 비준동의를 거친 한·미 협정인 만큼 이에 대한 변경은 국회 동의를 꼭 얻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YRP와 LPP의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새정치연합 간사인 심재권 의원은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법안의 내용이 변경될 때 국회를 통해서 개정하는 것처럼 YRP나 LPP도 내용이 바뀌기 때문에 당연히 국회에서 다시 비준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국방부 등 정부에서는 YRP와 LPP 국회 재비준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YRP·LPP에 각각 이전 시행과 관련해 상호 협의를 거쳐 계획을 조정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고, 앞서 2011년 전작권 전환 시기를 2015년으로 한 차례 연기했을 때도 국회의 양해 아래 YRP를 개정하지 않은 전례를 근거로 들고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들은 “국회의 재비준이 필요한지 법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며 유보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YRP·LPP의 국회 재비준이 필요할 경우 일단 소관 상임위인 외통위에 상정돼 심의 등을 거친 뒤 의결되면 본회의에서 표결을 거쳐야 한다. 동의안은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 과반수 이상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수의 찬성을 얻으면 가결된다.

한·미는 전국에 산재한 주한미군 기지 대부분을 오는 2016년까지 평택으로 재배치하는 것을 골자로 한 YRP와 LPP를 각각 2002년과 2004년에 체결해 국회 비준을 거쳤다. 2004년 국회 비준 당시 공청회 등을 거쳤지만 평택 주민들이 열흘째 국회 앞 천막농성을 벌이는 등 진통을 겪었다.

동의안 통과 이후 미군기지확장반대평택대책위원회와 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는 헌법소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화종 기자 hiromat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