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9.8.22 목요일
전광판
Hot Click
레저
[문화] 박경일 기자의 길에서 만난 세상 게재 일자 : 2014년 11월 05일(水)
고등어 유감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우리 밥상에 흔히 올라와 귀한 줄 몰라서 그렇지, 이즈음에 한 해 중 최고의 맛을 내는 게 바로 고등어입니다. 고등어의 제철은 바닷물의 수온이 내려가는 11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이때 잡은 싱싱한 고등어에 슬쩍 칼집을 내 소금을 뿌린 뒤에 석쇠 위에서 노릇노릇 구워내면 그 단단한 육질과 기름진 촉촉한 맛에 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언제부턴가 가을 생선의 대표 행세를 하고 있는 ‘가을 전어’는 ‘가을 고등어’ 맛을 따라오려면 어림도 없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게 관광지 포구 근처에는 생선구이집을 좀처럼 찾기 어렵습니다. 강원 속초항 부근과 부산 자갈치시장에 제법 유명한 생선구이 식당이 있긴 합니다만, 다른 바닷가에는 죄다 횟집들뿐입니다. 그건 소비자들이 ‘구이용 생선의 원가’를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격을 어림잡지 못하는 횟감 생선으로 생선회를 떠내면 달라는 대로 돈을 내지만, 고등어 구이를 내면서 생선회를 내놓을 때와 같은 이윤을 붙이면 손님들이 ‘마트에서 한 마리에 얼마짜리’ 운운하며 항의를 할 게 뻔합니다.

갓 잡은 큼지막한 고등어는 저렴한 횟감 생선에 비해 절대 가격이 헐하지 않습니다. 전남 여수의 서시장에서 펄펄 뛰는 숭어 한 마리가, 합쳐서 그만 한 크기가 되는 고등어 두 마리보다 훨씬 싸게 팔리는 걸 본 적도 있습니다. 그러니 다들 이문이 박한 생선구이집 대신 횟집을 내는 것이지요. 바닷가에서 갓 잡아올린 제철 고등어 구이를 쉽게 맛볼 수 없는 건 이런 사정 때문입니다.

고등어 얘기를 시작한 김에 한 가지 더. 고등어라고 다 같은 고등어는 아닙니다. 이태 전 부산공동어시장 취재 중 경매 현장에서 알게 된 일인데 우리 연안에서 잡히는 고등어는 두 종류입니다. 하나는 어민들이 ‘참고등어’라고도 부르는, 우리가 흔히 보던 그 고등어입니다. 등에 흐릿한 줄무늬가 있고 배 부분이 흰색입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망치고등어라고 하기도 하고 기름고등어라고도 부르는 것입니다. 생김새는 참고등어와 거의 비슷하지만 배 부분에 잔 점이 박혀있다는 게 다른 점입니다.

참고등어는 육질이 탄탄하고 기름진데, 좀 더 따뜻한 바다에서 잡히는 망치고등어는 퍽퍽하고 배 부분의 살이 흐물거립니다. 그다지 맛의 차이가 없다고 이야기하는 이들도 있긴 합니다만 이 두 종류의 고등어는 경매시장에서 서로 다른 가격에 팔립니다. 망치고등어 값은 참고등어 값의 60%에 불과합니다. 이렇게 가격 차이가 크지만 어찌된 게 소비자들에게는 둘 다 똑같은 고등어로 팔립니다. 기름 자르르 흐르는 ‘가을 고등어’ 맛에 동의하지 못하시겠다면, 그동안 혹시 망치고등어를 드셨던 건 아닌지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parking@munhwa.com
e-mail 박경일 기자 / 문화부 / 부장 박경일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많이 본 기사 ]
▶ [단독]“조국 동생, 웅동中 교사 2명 1억씩 받고 채용”
▶ “교수 20여명이 유급 결정 … 조국 딸, 적성 안 맞아 힘들..
▶ “나 미성년자야”…성관계男 위협 돈 뜯은 ‘베트남 꽃뱀’
▶ 구혜선 “안재현이 섹시하지 않다며 이혼 요구”
▶ 조국 딸 참여한 연구는 ‘신진교수’ 국비지원사업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경남지역 체육계 인사 제보 “동생 曺씨, 지인에 알선 부탁 채용시험 문제·답안지 전달” 曺씨, 本報 연락에 응답 없어 曺후보자측 “친인..
ㄴ “학교관계자에 채용시험지 받아 호텔서 지원자 부모에 전달”
ㄴ 채용시험·기준 ‘私學 맘대로’… 금품수수·세습 ‘고질병’
[속보]靑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한일갈등..
한국당, 지소미아 파기 반발…“조국 국면 돌파용 의..
“나 미성년자야”…성관계男 위협 돈 뜯은 ‘베트남 ..
line
special news 구혜선 “안재현이 섹시하지 않다며 이혼 요구”
탤런트 구혜선(35)·안재현(32) 부부의 이혼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구혜선은 이혼 합의금을 비롯해 여자 ..

line
대법, 박근혜·최순실·이재용 ‘국정농단’ 29일 선고
조국 딸 참여한 연구는 ‘신진교수’ 국비지원사업
“학교관계자에 채용시험지 받아 호텔서 지원자 부..
photo_news
치매로 기억 잃은 남성, 아내에게 청혼해 다시..
photo_news
배우 수현, 위워크 한국대표 차민근과 열애
line
[주철환의 음악동네]
illust
빌딩 숲속을 벗어나봐요 ♬… 세대 벽 허문 ‘떼창’의 힘
[인터넷 유머]
mark대통령과 정신병원 mark구김 없는 양복
topnew_title
number 성매매 단속 경찰 간부가 바지사장 내세워 ..
심상정 “조국 의혹에 2030은 분노, 4050은 박..
‘특사’ 졸리, 美대사 만나고 韓食 즐기며 명동..
내년 통합재정수지 5년만에 적자 예고… 재..
춘천 연인살해 20대 최후진술 “사형에 처해..
hot_photo
현대차 EV 콘셉트카 ‘45’ 모터쇼..
hot_photo
‘세계 최대’ 인천항 곡물저장고 벽..
hot_photo
푸이그가 따라한 ‘쭈그려 타격’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