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환 기자의 부동산 깊이보기>부동산 시장 정상화 국회에 달렸다

정부의 각종 부동산시장 정상화 정책에도 기존 주택 시장은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이 열기를 띠는 것과는 달리 기존 아파트 시장은 9·1부동산 대책으로 잠시 풀리는가 싶더니 11월 들어 다시 냉각되고 있지요. 실제 서울의 경우 9월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전월(6784건)보다 2000건 이상 늘고, 10월에도 올 들어 처음으로 1만 건(1만909건)이 넘게 거래됐습니다. 하지만 11월 들어 매매거래량은 20일 현재 5650여 건에 불과해 전월 대비 30%가량 줄고 있지요. 이른바 부동산 시장 규제 완화 관련 3대 쟁점인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재건축 조합원 소유주택 수만큼 주택공급 허용, 분양가상한제 탄력 적용 관련 법안들이 국회에서 논의조차 안 되면서 매매 거래량이 급감하는 양상입니다.

그동안 재건축사업은 부동산 시장에서 가늠자 역할을 해왔습니다. 재건축사업 관련 규제 입법과 폐지 여하에 따라 부동산 시장이 일희일비했지요. 특히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는 2006년 집값 안정 및 부동산투기 억제를 위해 도입돼 소방수 역할을 했습니다. 부동산 시장이 극심한 불황으로 치닫자 2012년 말에 2014년까지 시행을 유예키로 했지만, 올 정기국회에서 폐지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내년부터 재건축사업의 최대 걸림돌로 등장할 가능성이 크지요.

재건축 조합원 소유주택 수만큼 주택공급을 허용하는 내용이 담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도 국회에서 계류되면서 재건축사업의 발목을 잡고 있지요. 부동산 업계에서 실효성이 없다며 폐지를 강력히 주장하는 분양가상한제 탄력 적용 관련 내용이 담긴 주택법 개정안도 국회 상임위에서 낮잠을 자고 있고요.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들 3대 쟁점이 이미 효력을 잃은 만큼 폐지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야당은 부동산 투기 문제가 언제든지 다시 불거질 수 있다며 폐지를 반대하고 있지요. 이 때문에 여야 갈등으로 국회는 지난 14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3대 쟁점 부동산법안을 심사키로 했으나 11월 말로 연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쟁점 관련 3법이 국회를 통과한다고 해도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어 큰 효과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야당에서 우려하는 투기나 고분양가 상황이 재현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다만, 부동산 시장 과열기에 도입됐던 이들 제도가 폐지되면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심리는 클 것으로 예상합니다.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와 함께 부동산 시장 정상화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로 볼 수 있기 때문이지요. 결국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통한 내수 회복의 물꼬는 국회에 달려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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