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담배·주민·자동차세 올리자” vs 野 “법인세 올리자”

정기국회에서 예산에 이어 각종 세법안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담뱃세.주민세·자동차세·법인세 등 4대 세법을 놓고 ‘증세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주택 3법’ 등 경제 쟁점법안에 대해서도 여야의 셈법이 복잡하게 얽혀 돌아가는 형국이다.

증세 논의와 관련, 정부.여당은 ‘담뱃세.주민세.자동차세’ 인상을 강하게 요구하고 야당은 ‘법인세’ 상향을 요구하면서 ‘여3 야1(與3 野1)’의 증세론이 맞서는 양상이다.

여야는 주택 관련법 중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유예에 대해서는 일부 의견 접근을 이뤘지만 전체적으로 아직 이견이 크다.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등에 따르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번 예산 부수법안의 핵심인 담뱃세.주민세.자동차세 인상안을 ‘3대 서민 증세’라고 못 박고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 세수 부족에 시달리는 정부가 고소득층, 대기업 증세라는 정공법을 택하지 않고 서민들의 호주머니만 털고 있다는 논리다.

특히 담뱃세 인상과 관련해서는 국세인 개별소비세를 새로 부과하는 것은 ‘꼼수’라고 비판하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올해 세법 개정안의 핵심인 가계소득 증대 세제 3대 패키지도 논란이 되고 있다. 정부는 회사에 쌓아 놓은 돈을 투자, 배당, 임금 인상에 쓰지 않으면 10%의 법인세를 물리는 방식으로 가계 소득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야당은 재벌, 대주주 등에게 세금을 깎아 주는 ‘부자 감세’에 불과하다고 비난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명박정부 시절 22%로 낮춘 법인세 최고세율을 다시 25%로 올려야 한다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 “지금은 법인세를 올릴 단계가 아니다”며 명확한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정부.여당의 담뱃세.주민세.자동차세 증세와 야당의 법인세 인상 간 빅딜설도 나오고 있지만 가능성은 아직 미지수다.

분양가 상한제 탄력 적용(‘주택법’ 개정안), ‘재건축초과이익환수법’ 폐지안, 재건축 조합원에게 분양 주택 제공(‘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주택 3법’과 관련해서는 여야가 일부에만 공감을 이루고 있는 상황이다.

여야 간 이견이 많이 좁혀진 부분은 재건축 관련 규제 완화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의 경우 국토교통부는 당초 폐지를 주장했다가 최대 5년간 시행을 유예하자는 대안을 제시했다.

2006년 도입했던 이 제도는 부동산 경기가 침체에 빠지자 여야 합의로 2012년 11월부터 올 연말까지 시행을 유예했다. 이에 대해 야당에서는 유예 기간을 2∼3년으로 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어 유예가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분양가 상한제 탄력 적용에서는 여야 입장 차가 크다.

정부가 공공택지는 제외하고 민간택지에만 적용하자는 수정안을 냈지만 야당은 상한제 유지를 고수하고 있다. 야당 일각에서 민간택지 가운데 서울 강남 4개 구와 전용면적 85㎡ 초과 주택에만 탄력 적용하자는 얘기도 나오지만 이에 대해 정부는 부정적이다.

재건축 조합원에게 분양 주택을 얼마나 제공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여야가 뚜렷한 접점이 없는 상황이다. 기획재정위 조세소위원회는 종교인 소득을 별도 세목으로 추가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다음 주 종교인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개최, 의견을 청취한 후 처리 여부를 결정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화종 기자 hiromat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