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국경제, 구조개혁 없이 미래 없다>‘한 직장 일자리 안정’ 넘어 ‘직장間 일자리 안정’ 돼야

  • 문화일보
  • 입력 2014-12-01 13:55
프린트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한 직장의 일자리 안정(Job Security)에서 여러 직장을 포함한 고용 안정(Employment Security)으로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

1일 경제연구기관에 따르면 현재 한국에는 ‘좋은 정규직 일자리’와 ‘나쁜 비정규직 일자리’라는 단 두 종류의 일자리만 존재해 고용시장의 왜곡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규직의 경우 노동조합의 비호를 받으면서 비정규직보다 임금은 훨씬 많이 받고, 해고는 잘 안 되면서, 4대 보험 등 복지 혜택은 모두 누릴 수 있다.

그러나 비정규직의 경우 정규직과 비슷한 일을 해도 임금은 훨씬 덜 받고, 고용의 안정성은 크게 떨어지고, 4대 보험 등 복지 혜택도 못 받는다. 고용 시장에서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기업은 높은 임금과 인력 구조조정이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해 갈수록 정규직 고용을 기피한 채 비정규직 고용을 늘리고 있다. 한국이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안정성이 동시에 낙후된 ‘고용 후진국’으로 추락하고 있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현재와 같은 좋은 정규직 일자리와 나쁜 비정규직 일자리라는 극단적인 이분법을 뛰어넘어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에 시간제·기간제·파견 근로자 등 다양한 형태의 일자리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중간’에 해당하는 다양한 일자리가 느는 것이 기업과 근로자 모두에 도움이 된다는 의미다.

예컨대 우리나라의 경우 아버지가 홀로 가계를 책임지는 ‘외벌이 가정’이 많고, 이에 따라 아버지가 실직하게 되면 가정이 풍비박산 나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1주일에 3∼4일, 하루에 6시간 정도만 근무(시간제 일자리)하거나, 일정 기간만 근무(기간제 일자리)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경우 아버지뿐만 아니라 어머니, 자녀 등도 함께 일할 수 있게 돼 외벌이 가장이 실직했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분산시킬 수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에 여러 가지 시간제.기간제.파견 근로자 등이 활성화될 경우 결과적으로 고용률이 오를 뿐만 아니라 기업과 근로자에 모두 이익이 돼 ‘사회 전체의 후생(Social Welfare)’이 증대되는 것도 기대할 수 있다.

이 방안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 정규직 근로자 등이 일정 부분 부담을 해야 한다. 정부는 실업급여와 전직 프로그램 등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하고, 기업도 단순히 비정규직을 쓰는 것보다 많은 부담을 해야 하며, 정규직 근로자들은 고용의 안정성이 다소 줄어드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명실상부한 ‘사회적 대타협’을 하지 않고서는 추진이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근로자가 한 직장에서 일자리를 잃어도 쉽게 다른 직장으로 이동할 수 있고,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때까지 국가 등에서 충분히 지원을 해준다면 실직하면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라는 식으로 극단적인 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진다”며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안정성을 배타적인 개념으로 봐서는 안 되고 ‘유연안정성(Flexicurity)’이라는 관점을 갖고 노.사.정이 합심해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
조해동
주요뉴스
기사댓글
AD
count
AD
AD
AD
AD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