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사 일과후 ‘퇴근’ 개념 적용… 숙소, 휴식공간으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징병 검사 민·관·군 병영문화혁신위원회는 18일 군내 총기·폭행·사망사고 방지를 위해 문제 발생 소지가 높은 징병 대상자들의 군 입대를 적극 차단하는 방안을 국방부에 권고했다. 사진은 서울지방병무청에서 징병검사 대상자들이 인성검사를 받고 있는 모습. 문화일보 자료사진

생활관, 통제형→자율형 일과 후 자기계발·휴식
경력·자격증 보던 ‘특기’ 본인 3지망까지 받기로

병사 특기 부여 방식이 지금까지는 ‘개인 자력(학력+학과+경력+자격증)’만으로 선정됐지만 앞으로는 개인의 ‘희망과 특성’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크게 개선된다. 또 병영 생활관에 일과(과업) 시간 외에는 퇴근 개념이 적용돼 독신간부 숙소처럼 휴식공간으로 완전히 탈바꿈한다.

민·관·군 병영문화혁신위원회(공동위원장 한민구 국방부 장관, 심대평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위원장)는 18일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자율과 기강, 안전과 소통, 인권과 인성의 가치를 지향한 5대 중점 및 22개 혁신과제를 담은 국방혁신 권고안을 공개했다. (문화일보 12월 12일자 1·5면, 12월 16일자 1·4면 참조)

혁신위가 밝힌 새로운 병사 특기부여 체계는 현재의 특기 부여 방식이 적극적인 복무 동기 유발책으로는 미흡한 데 따른 것이다. 장병 설문조사 결과 군사특기 부여 때 개인 적성과 임무 수행의 연관성이 10% 미만으로 저조한 것으로 드러난 게 증거다. 새 개선안은 ‘개인 희망(40%)+개인 자력(40%)+신병교육 성적(20%)’을 중심으로 신체 등위, 인성검사 결과, 신병교육대 관찰결과 등을 추가로 반영하게 된다. 구체적으로 △개인 희망은 1지망(40점), 2지망(37점), 3지망(34점)으로 나뉘고 △개인 자력은 자격·면허(20점), 학력·학과(10점), 사회경력(10점) △신병교육성적은 사격(10점), 체력측정(5점), 정신교육(5점) 등 신병교육 3주차까지 성적이 반영된다. 현행 입대 병사 특기는 100% ‘개인 자력’만으로 선정했지만 개인 희망과 특성 등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바뀌는 셈이다.

혁신위는 또 개인 자력과 연계한 모집병 비율도 현재 43%에서 내년 50%, 2018년 55%, 2020년에는 60%까지 확대할 것을 권고했다. 기능사·약사·간호사 등 자격·면허를 소지한 사회 특정 분야 전문능력 보유자는 본인 희망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공병·의무·군악 등 23개 특기 분야에 즉각 활용된다. 수색·일반전초(GOP) 경계병·신교대 조교는 신체 등 자질우수자 중 희망자를 선발 보충한다. 접적 지역에서는 분·소대 우수 전투병 모집제도가 도입된다.

병영생활에는 과업시간 외 퇴근 개념을 적용, 완전한 휴식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는 방침이다. 일과 후 자율활동 시간이 2시간에 불과한 데다 그마저 침해받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심대평 공동위원장은 “자율과 책임에 의한 병영생활이 가능하도록 통제형에서 자율형 병영으로 바꾸기로 했다”고 말했다. 혁신위는 생활관에 개인학습기 등 개인물품 반입을 허용하고 대표병사제를 시행할 것을 권고했지만 국방부는 군 기강을 흐트러뜨릴 소지가 있다며 수용을 유보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