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고, 욕먹고… 연말 취객에 ‘매맞는 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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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송년회와 회식 등으로 술자리가 잦아지면서 취객에게 매 맞는 택시 운전자나 대리 운전 기사들이 크게 늘고 있다.

19일 일선 경찰서에 따르면 광진경찰서는 만취 상태에서 대리 운전 기사를 폭행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로 민모(42)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민 씨는 지난 1일 밤 9시 20분쯤 회사 회식이 끝난 뒤 서울 성동구 송정동에서 대리 운전 기사를 불러 남양주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가던 중 대리 기사 최모(50) 씨의 뒤통수를 주먹으로 때리고, 몸을 밀쳐 안경을 깨뜨리는 등의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민 씨는 경찰 조사에서 “회식에서 술을 너무 많이 마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심야시간 택시 운전기사들도 폭행에 심각하게 노출된 상황이다. 서울 구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술에 만취한 안모(여·48) 씨는 이모(62) 씨가 운전하는 택시를 타고 귀가하던 중 차 안에다 토했다. 이 씨가 보상비 20만 원을 요구하자 안 씨는 이 씨의 허벅지를 발로 걷어차며 욕설을 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에서 택시를 운전하는 정모(46) 씨는 “얼마 전 홍대 앞에서 만취한 일행이 택시에 탔는데, 제일 어려 보이는 남성이 취해서 욕설을 하고 운전 중인 내 멱살을 잡는 등 폭행을 당해 마포경찰서에 신고한 일이 있었다”며 “연말연시만 되면 욕설이나 폭행은 물론이고 얼굴에 침을 뱉는 취객들도 있어 몸살이 날 지경”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운전자 폭행범죄 발생 건수(특가법 제5조 10호)가 가장 많은 달은 연말인 12월로, 총 354건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256건이던 전달에 비해 100건 가까이 많은 수치로, 2013년 월평균 발생 건수인 275건보다도 28.7%가 높은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연말연시가 되면 술에 취해 대리기사나 택시기사를 폭행하는 사건이 급격히 증가한다”며 “운전자 폭행은 대형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엄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