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대한항공에 처남 취업 청탁 구설수… 도덕성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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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새정치聯 비대위원장

문희상(얼굴)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당의 위기를 수습할 책임을 두 번이나 부여받을 정도로 경륜 있는 정치인이다. 그런 그가 최근 구설에 올랐다. 처남과 민사소송 과정에서 문 위원장이 이른바 ‘땅콩 회항’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대한항공의 조양호 회장 쪽에 처남의 취업을 부탁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취업 부탁을 한 시점은 2004년 3월로, 당시 문 위원장은 노무현정부 초대 비서실장을 마치고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이어서 공직을 맡고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문 위원장을 단순한 ‘야인(野人)’으로 보기는 어렵다. 문 위원장은 실제 그해 4월 총선에서 당선됐고 당 의장을 지내는 등 여권 중진으로 활약했다. 게다가 문 위원장은 조 회장의 경복고 4년 선배다. 문 위원장이 ‘K2’(경복고를 뜻하는 은어) 인맥을 소중히 생각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번 소송을 통해 처남의 대한항공 취업 청탁 사실을 처음 알게 된 문 위원장은 부끄럽고 또한 억울할 수도 있다. 문 위원장은 조 회장에게 직접 부탁한 적이 없고, 처남이 측근과 함께 찾아가 납품계약을 부탁했다가 취직을 했다고 해명했다. 거짓을 입에 담지 않는 정치인으로 유명한 문 위원장의 해명은 틀리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초기에 당 대변인을 통해 ‘해명’을 한 문 위원장의 대응은 아쉬움이 남는다. 잘 몰랐다고 하더라도 직접 나서서 국민에게 사과하고 해명을 해야 했다. 보좌관 출신 측근과 처남이 대기업을 찾아간 것은 결국 문 위원장의 힘을 믿어서였기 때문이다. ‘호가호위(狐假虎威)’를 경계해야 하는 것은 여야를 막론하고 마찬가지다. 야당이 정윤회 씨를 비롯해 현 정권 비선 실세 문제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을 묻는 것은 박 대통령이 모든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은 아니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