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防産부패’에 무너지는 安保>복합소총 K-11 ‘발사중 균열’ 넉달간 은폐의혹

지난 9월 실험때 나사도 풀려
11월 공개시연회선 “문제없어”

군 당국이 지난해 9월 K-11 사격통제장치 몸체 등의 심각한 결함을 발견했으면서도 무려 넉 달이나 이 사실을 공개하지 않고 숨겼다는 ‘은폐’ 의혹이 일고 있다.

26일 방위사업청과 K-11 체계 종합업체인 S&T모티브 등에 따르면 지난해 7월 4번째 전력화를 재개한 두 달 뒤인 9월 국방 규격 내구도 기준에 따라 K-11 소총 중 1정을 무작위로 골라 20㎜ 공중폭발탄 6000발을 발사하는 실험을 하던 중 4000여 발 발사상황에서 사격통제장치 왼쪽 몸체 두 군데에서 균열이 발생하고 나사가 풀리는 결함이 발생했다.

군 당국은 그러나 이 사실은 공개하지 않은 채 두 달 뒤인 11월 17일 경기 포천 국방과학연구소(ADD) 다락대시험장에서 대국민공개 품질 시연회를 가지면서 당시 사회적으로 문제가 됐던 ‘자성(磁性)’ 실험만 했다.

군 당국은 품질시연회에서 총기를 땅에 낙하시키는 충격 실험 등을 통해 제품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강조했고, 최근까지도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밝혀 결함을 고의 은폐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방사청과 ADD, 국방기술품질원, 업계 관계자는 지난 주말에서야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사격통제장치 몸체의 결함이 심각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원인 분석 작업을 하는 한편, 이미 생산된 제품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2010년 초도 양산 후 4000여 정을 생산할 예정이었던 K-11 전력화 사업이 5년째 지연돼온 상황에서 양산 일정에 추가 차질이 예상된다.

방사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다락대시험장 공개 품질시연회는 자성 영향 실험만을 위해 마련된 자리로 사격통제장치 몸체 결함 사실을 의도적으로 은폐할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무기 전문가들은 총기 몸체에 균열이 생기면 내구도가 떨어져 총기 수명 연한이 단축될 뿐 아니라 사격통제장치의 기능에도 영향을 미쳐 2010년 초도 양산품에서 지적된 열상 화질 저하 등의 문제점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