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자聯 “연말정산 세법 불합리” 지적

‘이자·배당소득을 지닌 부자 아빠는 공제되고, 근로소득밖에 없는 가난한 아빠는 공제가 안 된다.’

부모님이나 배우자 등 부양가족의 소득금액이 100만 원을 넘기면 연말정산 때 기본공제를 받을 수 없지만 분리과세 되는 금융소득이나 한시 비과세되는 주택임대소득은 기본공제가 가능해 현행 세법이 부당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납세자연맹은 세법에 연말 정산 기본 공제 대상자의 연간 소득금액(총수입에서 필요경비를 뺀 금액)을 100만 원 이하로 묶어둔 결과, 이처럼 불합리한 점이 나타나 개선이 필요하다고 26일 밝혔다.

이에 따르면, 이자·배당 등의 금융소득이 연간 2000만 원 이하이거나 수천만 원의 주택임대소득을 얻는 부양가족은 올해 기본공제 대상이 되지만, 최저 생계비에 미달하는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이 있으면 오히려 공제대상에서 제외된다. 쉽게 말해 소득 금액 100만 원 초과 시 연말정산 할 때 국세청 전산에서 자동 적발되는 것은 부모님 근로소득뿐이란 의미다.

이밖에 퇴직한 부모님의 공무원 연금, 부모님의 주택 임대소득이 2000만 원 이하일 경우, 이자·배당소득이 2000만 원 이하일 경우, 상장주식 양도에 따른 1억 원의 양도차익 등은 걸러지지 않는다. 가령 배우자가 자녀의 사교육비를 일부라도 보태기 위해 학습지 교사로 일하면서 번 돈이 필요경비를 빼고 연간 100만 원(월 8만3333원)을 벌었더라도 그 돈이 1인 최저 생계비에 못 미친다면 당연히 가족 구성원인 근로소득자의 부양가족으로 인정되어야 하나 현행 세법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선택 연맹 회장은 “가난한 부모를 둔 자식은 생활비를 보태도 자본소득이 많은 부모를 둔 자녀보다 소득공제를 받지 못해 소득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