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재야 법조계>변협회장 투표, 로스쿨 출신 5% → 17.5%로

최근 재야 법조계 구성비율은 사법시험 출신들의 급격한 감소 및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들의 기하급수적인 증가로 요약된다.

30일 대한변호사협회에 따르면 지난 12일 치러진 48대 변협 회장 선거에서 1만5544명의 투표권자 가운데 로스쿨 출신들은 2724명(17.5%)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7일까지 등록·개업을 한 변호사들이 선거권을 가졌기 때문에 3기 변호사시험 합격자 1554명 중에서는 6개월 실무수습이 끝나고 개업을 한 643명만 투표권을 행사했다.

선거 캠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로스쿨 3기를 포함해 변호사시험 출신들의 표가 별로 없어 이번 선거에서는 고려 대상이 아니었지만 다음 회장 선거부터는 분명히 달라질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실제 2013년 치러진 47대 변협 회장 선거에서는 전국 1만2325명의 투표권자 중 로스쿨 변호사들은 600여 명(5%)에 불과했지만 2년 만에 상황은 크게 바뀌었다.

이 같은 추세로 간다면 2년 뒤에는 투표권자 약 1만8000명 중 로스쿨 출신은 5000명 안팎으로 늘어나 총 28%의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변협 회장이 1차 투표에서 33.3% 이상 득표하면 당선되는 수치와 비교해 볼 때 당선권에 근접한 수준이다.

4년 뒤 선거에서는 변호사시험 출신들이 35%를 넘게 된다. 이들 중 변협 회장 후보가 나오거나 혹은 로스쿨에 유리한 공약을 내건 후보가 출마할 경우 상당한 경쟁력을 갖는 셈이다.

시험 응시 인원부터 차이는 벌어지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제4회 변호사시험 응시자는 2561명으로 로스쿨 졸업 예정자 1800∼1900명, 졸업자 재시 420여 명, 삼시 210여 명, 사시 100여 명 등 총 2704명이 신청해 94.7%가 실제 시험에 응시했다. 1회에는 1663명, 2회 2046명, 3회 2292명이었다.

오는 2017년 폐지를 앞둔 사법시험의 올해 응시 인원은 6182명으로 지난해 7428명에 비해 하락했다. 사시 선발 인원은 2010년 814명에서 계속 줄어들어 올해 150명, 2016년 100명, 2017년 50명이다.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