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교육서비스 ‘얌체상술’… 피해자 51%는 초·중·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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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블릿PC 등 사은품 미끼로 방문판매원이 장기계약 유인

대학생 A 씨는 학교 강의실로 찾아온 인터넷교육서비스 방문판매원에게 자격증 강의에 대한 소개를 받고 지원 신청서를 쓴 후 CD를 받았다. 얼마 후 A 씨는 느닷없이 날라온 대금 납부독촉 문자를 받고 뒤늦게 ‘함정계약’에 빠진 사실을 알게 됐다. 신청서 작성만으로 계약이 체결돼버린 것이다. 그는 “계약해지를 요청했더니 ‘청약철회기간인 14일이 지나 해지가 안 된다’고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학교 교과과정, 외국어, 자격증 등의 인터넷 강의 계약과 관련된 소비자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업체들이 얄팍한 상술에 속은 피해자 10명 가운데 7명가량은 초·중·고교생과 대학생들이었다. 방문판매원이 이용료 할인이나 노트북, 태블릿PC 등 고가의 사은품을 미끼로 장기계약을 유인한 후 계약을 해지해 달라고 하면 거절하거나 위약금을 받아내고 있다.

30일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3년(2011∼2103년)간 접수된 인터넷교육서비스 피해구제 건수가 1158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라고 밝히고 주의보를 발령했다. 소비자피해 접수는 지난해 1∼10월에도 404건이나 들어왔다. 이를 분석한 결과, 계약해제·해지 거절이 33.7%(136건)로 가장 많았다.

이어 위약금 등 과다공제가 31.4%(127건), 계약해지 후 환급 지연이 15.6%(63건), 미성년자 계약취소 거절이 7.2%(29건)로 뒤를 이었다.

판매방법이 확인된 359건 가운데 210건(58.5%)은 방문판매를 통해 계약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중·고교생 피해가 51.0%(206건)로 가장 많았고 일반인 28.2%(114건), 대학생 19.1%(77건) 등으로 나타났다. 대응능력이 취약한 미성년자나 대학신입생 등을 주로 계약 대상으로 삼고 있음을 뒷받침한다.

소비자원은 “장기 계약은 신중히 결정하고 계약서 내용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며 “사은품의 경우 중도 해지하면 비용이 청구되므로 불필요한 사은품은 거절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민종·임대환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