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합격한 뇌병변 1급… “편견깨는 사람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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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꿈’ 키우는 박현호군
어릴때부터 음악에 소질
고3때 스스로 대학行 결정
“장애인 편견깨는 사람될 것”

“장애인들이 쉽게 따라부를 수 있는 노래를 만드는 작곡가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뇌병변 1급의 중증장애가 있으면서도 2015년 정시모집에서 나사렛대학교 기독학부에 당당하게 합격한 박현호(19·사진 앞) 씨는 23일 전화인터뷰에서 “장애를 갖고 태어난 걸 불평하기보다 영향력 있는 사람이 돼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깨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자신의 포부를 이같이 밝혔다.

박 씨는 지난해 10월 수시 모집 전형으로 나사렛대 인간재활학과에 지원했지만, 낙방의 쓴맛을 봐야 했다. 그러나 박 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한 달 뒤 2015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고 장애인 특별전형을 통해 입시에 재도전, 지난 1월 19일 끝내 합격통지를 받아냈다. 어머니 박향숙(47·사진 뒤) 씨는 “서울대에 합격한 것보다 더 행복하고 값지다”며 “현호의 도전이 다른 장애인 친구들에게 또 다른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기쁨을 표했다.

박 씨는 뇌병변 장애를 갖고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휠체어에 의지해 생활했다. 그러나 뇌성마비 장애인치고는 비교적 발음이 정확했고, 중학교 시절 KBS 연예프로그램인 ‘남자의 자격’에 나왔던 ‘에반젤리 장애인 합창단’ 단원으로 활동하는 등 음악에 대한 남다른 소질을 보였다.

직업교육이 아닌 대학교육을 받겠다고 한 것도 박 씨 자신이었다. 어머니 박 씨는 “현호가 고3이 되면서 대학에 가겠다고 스스로 결정해 통보했다”며 “엄마 입장에서 대학을 보내려 욕심내지 않았던 터라 반신반의했지만, 현호의 특수반 담임선생님과 학교 측의 도움으로 함께 자기소개서를 준비하고 면접도 준비해 나갔다”고 설명했다. 면접을 준비하는 도중 박 씨는 다리 변형이 심해져 큰 수술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박 씨는 다리에 깁스를 하고 면접에 참석하는 등 진학에 대한 꿈을 접지 않았다.

이번 합격으로 박 씨는 경기 의왕시 백운고등학교에서 특수학급이 생긴 이래 최초로 대학에 입학한 학생이 됐다. 그 덕분에 지난 6일 있었던 졸업식에서는 의왕·과천 지역구 국회의원인 송호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주는 상도 받았다. 대학 등록금은 장애인재활협회와 LG유플러스의 장학금으로 해결했다.

오는 3월 2일 입학식을 앞두고 있는 박 씨는 요즘 설렘에 밤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라고 했다. 박 씨는 “의왕에서 나사렛대학교가 있는 충남 천안까지 통학하는 것에 대한 걱정도 있지만, 꿈을 위해 어떤 어려움도 감수할 자신이 있다”며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았으니 이를 세상에 되돌려 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