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일본 도쿄 디즈니 리조트에서 결혼식을 올린 동성 부부. 문화일보 자료사진
입사지원서 성별란도 없애
‘마이너리티’능력 활용해야
회사에도 도움된다는 인식
일본에서는 최근 동성(同性)을 ‘배우자’로 인정하는 복리후생제 도입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LGBT(성적소수자)’들에게 일하기 편한 직장을 만들어 주고 고정된 결혼문화도 바꿔간다는 게 이들 기업의 제도도입 취지다. LGBT란 ‘레즈비언’(Lesbian), ‘게이’(Gay), ‘양성애자’(Bisexual), ‘성전환자’(Transgender)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 말로, 현재 일본 내에는 20명에 1명꼴(총무성 통계)로 추산되고 있다.
아사히(朝日)신문의 한국어웹사이트인 아사히아시아안테나(AAA)에 따르면 영국 화장품회사의 일본법인 ‘러쉬 재팬’은 지난 2월부터 직원이 동성과 결혼을 신청하면 ‘배우자’로 간주, 축의금을 지급하고 5일간의 휴가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육아 휴가는 물론 배우자 부모를 돌보기 위한 휴가도 갈 수 있도록 했다.
러쉬 재팬은 최근 가나가와(神奈川)현 본사에서 열린 사원연수에 2년 전 결혼해 현재 부부로 살고 있는 레즈비언 커플을 강사로 초청하기도 했다. 법적 부부로 인정받지 못해 공동명의로 대출을 받지 못하거나, 배우자가 병원에 입원했을 때도 휴가를 얻지 못해 면회를 가지 못하는 등 여러 가지 불이익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서다. 강사로 초대된 커플은 “어느 누구든 가족에게 불행한 일이 생길 수 있다. 회사는 직원이 처한 입장을 이해해 주고 서포트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러쉬 재팬 홍보 담당자인 한 동성애자 남성(39)은 “동성도 배우자로 인정해 주는 제도를 도입하게 돼 매우 기쁘다. 때가 되면 이용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 인사 담당자도 “성적소수자를 위한 회사가 더 늘어나길 바란다”며 “직원 채용 시 입사지원서의 성별란도 없앴다”고 말했다.
결혼지원회사 ‘다이버스’는 지난해 여름부터 동성을 ‘부부 또는 결혼에 준하는 배우자’로 인정해 주는 제도를 도입, 시행 중이다. 배우자의 아이도 부양가족으로 인정해주고 경조금 지급은 물론 경조휴가, 육아, 부모 돌봄 휴가 등을 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이버스 경영기획실 담당자(32)는 “다양한 캐릭터의 사람들이 혁신을 일으킨다. 마이너리티의 능력을 활용하는 것이 회사에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무라키 마키(村木眞紀) LGBT 관련 전문 법인 니지이로 다이버시티 대표는 “복리후생은 직원이 건강하게 일 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인데, 이것을 이용할 수 없는 사람이 있다면 문제”라며 “성적소수자를 위한 제도 도입 기업이 날로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GS)도 지난해 말부터 동성 결혼이나 돌봄휴가 지원 등은 물론, 배우자가 무직일 경우에도 국민건강보험료의 상당액을 회사가 부담해주는 후생복리 제도를 도입했다. 홍보 담당자는 “모두에게 똑같은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시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송동근 기자 sd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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