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납 3억하던 곳이 3000억대로… “누가 뒤 봐줬을 것”

2000년대 초반부터 방위산업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낸 이규태(66) 일광공영 회장과 관련, 정치권 등에서는 급성장 배경에 대한 의혹 제기가 끊이지 않았다. 이 회장은 각종 의혹 제기에도 대형 무기 거래를 성사시켜 거액의 수수료를 챙겼다.

이 회장은 러시아제 무기 도입인 불곰 사업을 중개할 당시부터 정치권 등의 주목을 받았다.

2001년 11월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정대철 당시 새천년민주당 의원은 “군납 실적이 3억 원에 불과하던 곳(일광공영)이 3000억 원의 대형무기사업의 판매권자로 나선 것은 정부하고 짜고 치는 고스톱이 아닌 다음에는 있을 수가 없는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국가정보원 전 직원 김기삼 씨는 2005년 언론 인터뷰에서 “하급 경찰관 출신에 불과한 이규태 씨가 러시아제 무기도입 사업과 고철 및 비금속 수입 사업을 독점한 것은 미스터리”라며 “이러한 일들은 이 씨 뒤에 조풍언 씨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씨는 김대중 정부 당시 김 대통령과의 친분을 바탕으로 대형 무기 도입 사업에 관여한 거물 무기중개상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공군 전자전훈련장비(EWTS) 도입이 본격화되던 시기에도 의혹이 제기됐다. 2007년 10월 송영선 당시 한나라당 의원은 “터키에서 도입을 추진 중인 EWTS는 북한의 위협실태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기종”이라며 “북한은 총 930여 기의 지대공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으나, 터키 장비는 저고도 미사일을 제외한 나머지 미사일의 위협 상황을 상정한 훈련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2009년 11월 방위사업청 예산심사에서는 김영우 한나라당 의원이 “일광공영이 방사청과 수의 계약을 통해서 1000억 원대 이상의 계약을 맺었는데 장비의 원가를 부풀렸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당시 변무근 방사청장은 “방사청이 원가를 부풀리는 것을 방치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