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생계 보장 정책목표 이미 달성… 과도 인상땐 대량해고·도산”

정부와 정치권이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추진 중인 가운데 경제계는 최저생계 보장이라는 최저임금의 정책적 목표는 이미 달성됐고 불황으로 대다수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과도한 인상은 결국 경영여건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27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에 따르면 지난 2013년 기준 중위수(전체의 중간에 위치하는 수치) 통상임금 대비 국내 최저임금 수준은 46.2%에 달하고 2014년과 2015년 최저임금이 각각 전년 대비 7.2%, 7.1% 인상돼 중위수 대비 50% 수준을 거의 달성한 것으로 추산됐다. 여기에 상여금과 복지수당 등 최저임금에 포함되지 않는 고정 임금항목까지 포함할 경우 최저생계 보장이라는 최저임금제의 정책적 목표는 이미 달성됐다는 것이 경제계의 판단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최저임금은 지난 2000∼2013년 연평균 8.0%의 고율 인상을 계속해 또다시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될 경우 노동생산성 정체와 지불능력 하락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을 중심으로 경영여건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경총 측은 최저임금 근로자의 98.7%가 중소기업에서 근무 중이고 87.9%가 30인 미만 영세 소기업에서 일하는 현실상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이 대부분 영세 소기업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경제계는 최저임금 대폭 인상이 결국 상위계층 근로자의 임금 인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행 연공서열형 임금체계하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연쇄적인 임금 인상을 유발시켜 기업의 비효율성을 초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 2009∼2014년 5년간 최저임금 변화가 제조업 및 서비스업 임금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한 결과 최저임금이 10% 인상되면 전체 임금은 3.7% 오르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경총은 최저임금 인상을 논의하기 전에 비효율적인 연공서열형 임금체계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총 관계자는 “경제불확실성에 따른 기업경영 불안과 현재 시행 중인 각종 사회보장제 등을 고려해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