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관광 전폭지원… ‘엔低 블랙홀’로 中관광객 흡수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중국어’ 도배된 명동 28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지하쇼핑몰 계단 벽면에 중국 관광객을 위한 세금환급 안내 문구가 부착돼 있다. 김동훈 기자 dhk@

요우커, 한국 내수비중 높아
썰물 땐 경제전반 충격 우려
최근‘質낮은 한국관광’불만

우리나라를 찾는 요우커(중국인 관광객) 방문 증가율이 늘고 있지만, 가장 가까운 일본이 엔저와 중국인 관광객에 특화된 각종 유치 정책을 펴면서 일본으로의 ‘탈(脫)요우커’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일본,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과 격화되고 있는 동아시아 중국인 관광객 쟁탈전 속에 자칫 손을 놓고 있다가는 일본에 덜미를 잡힐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요우커는 8조1000억 원(2013년 기준)의 생산유발 효과를 불러 ‘제2의 내수’로 불릴 정도로 의존도와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이들이 썰물처럼 빠지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충격 역시 클 수밖에 없다.

28일 관광업계와 한국관광공사 등에 따르면 올해 1∼3월 한국을 찾은 요우커는 142만6000명으로 전년 대비 36.3%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방문객(612만 명)의 분기 평균보다 떨어지는 규모로, 예년과 같은 폭발적 증가세로 보기 어렵다. 이에 반해 올 들어 일본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92만35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2%의 괄목할 증가세를 보였다. 여기에 일본 여행을 간 한국인 관광객 수까지 94만7900명으로 39.6%나 늘었다. 엔저를 무기로, 지난해 10월부터 소비세 면제품목의 확대 등이 호재로 작용한 결과다. 일본은 이미 2013년 ‘관광입국추진각료회의’를 시작으로 전방위적인 외국인 관광객 유치 정책을 펴 왔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쇼핑·음식·온천 체험이 가능한 단체관광과 중국의 ‘바링허우(80後·1980년 이후 출생자)’ 세대에 맞춘 자유여행 상품을 개발했다. 이 결과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국유화로 감소했던 중국인 관광객은 증가세로 돌아섰다. 코트라 관계자는 “엔저 효과로 일본 관광비용과 상품가격이 중국에 비해 저렴해진 데다 ‘짝퉁’ 걱정이 없는 신뢰 덕분에 의료품, 주방, 가전제품을 구매하기 위한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가전·주방용품을 싹쓸이 쇼핑하도록 유도하는 ‘바쿠가이(爆買い·폭발적 구매)’ 정책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사정이 이렇지만 국내 관광 현실은 제주도와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 등의 화장품 구매 수요가 가장 높은 데서 알 수 있듯 불안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일부 저가 단체여행사들의 쇼핑 위주의 무리한 일정 운영 및 수준 낮은 서비스로 요우커들의 불만이 높다”고 말했다.

김현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요우커를 계속 유치하기 위해서는 저질상품 근절과 만족도가 낮은 식사, 체험활동을 보완하고 부처 간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종·이근평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