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열풍이라더니… 1·2순위 미달 ‘쇼크’

서울 은평·성북 대형 브랜드마저 1순위 못채워

밀어내기 분양·高價 원인… “투자용 청약 주의”

아파트 분양시장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수도권은 물론 지방 분양 아파트들 중에서 1, 2순위 청약미달 사례가 속출, 신중한 청약이 요구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분양시장 열기에 힘입어 분양가를 높게 책정한 것이 청약 미달 사태의 직접적 원인으로 꼽고 있지만 건설·시행사들의 ‘밀어내기식 분양’도 미달사태에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4일 주택분양업계에 따르면 전국 각 지역에서 아파트 분양시장 열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수도권과 지방에서 1순위 청약 미달은 물론 2순위까지도 미분양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4월에 청약신청을 받은 지방 아파트 중에는 광역시를 제외할 경우 청약 미달된 곳이 의외로 많다.

최근 청약 마감한 충북 옥천 지역 한 신규 아파트는 1순위는 물론 2순위 청약에서 대거 미달됐다. Y건설이 분양한 이 아파트 단지는 4월 29일 청약을 마감한 결과, 280가구 모집에 2순위까지 17명만 청약한 것이다. 같은 날 2순위 청약을 마친 G건설 아파트도 446가구 모집에 41명만 청약, 미달사태를 빚었다. 지역 총인구에 비해 과도한 분양물량이 나오면서 대량 미달 사태가 발생했다.

충남 공주에서 K건설이 선보인 한 아파트 단지도 1순위에서 422가구를 모집했으나 50여 명만 신청, 미달 사태가 발생했다. 또 경기 용인에서 S건설이 분양한 ‘레이크포레 수지’ 아파트도 1순위 청약에서 미달됐다. 지역 주택업계에서는 이들 두 지역 모두 예상외의 미달이 발생한 것은 주택수요가 미미한 데도 건설사들이 밀어내기 분양에 나섰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전남 여수에서 최근 청약받은 N아파트도 400가구 모집에 상당수가 미달됐다. 또 전북 전주 동산동에서 공급한 G아파트도 310가구 모두 전용면적 84㎡로 분양했는데 미달이 나왔다. 서울 은평구와 성북구의 한 뉴타운, 충남 서산, 경기 파주에서는 대형사 아파트 브랜드 임에도 1순위 청약에서 미달사태가 발생, 2순위 청약을 한 후에야 모두 마감되기도 했다.

한 분양대행사 대표는 “신규 아파트를 분양받을 경우 해당 지역의 인구 증감과 개발 호재, 아파트 단지 주거여건, 분양가 거품 여부 등을 잘 살핀 후 청약에 나서야 한다”며 “지역별로 지방 분양시장 온도 차는 뚜렷한 만큼 실수요자 관점에서 청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8년 만에 찾아온 청약 열풍인데도 미분양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실수요가 아닌 투자용 청약에 나설 경우 자칫 애물단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순환 기자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