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2022.6.28 화요일
전광판
Hot Click
오피니언
[오피니언] 글로벌 에세이 게재 일자 : 2015년 05월 06일(水)
최초의 호주인, 최초의 한국인
  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밴드
1889년 한국에 온 최초의 호주인인 데이비스 선교사 남매. 사진 = 권순형 제공
김봉현 / 駐호주 대사

호주와 한국의 인연은 1889년으로 거슬러 간다. 호주 빅토리아주 수도인 멜버른에 위치한 빅토리아 장로교회는 1889년 10월 2일 조지프 헨리 데이비스 목사(나중에 ‘덕배시’라는 한국명을 받았다)와 그의 누이동생 메리를 한국에 파송한다. 데이비스 목사는 부산에 도착해 한양에 있던 영국 총영사관에서 여권을 발급받고, 조선 정부에서 비자를 받았다(이 여권과 비자는 멜버른의 콜필드스쿨에 보관돼 있다). 그가 한국에 온 최초의 호주인이다. 그는 한국에 도착한 후에 광폭 행보를 보였다. 도걸어서 경상도 일대, 경기도의 수원, 그리고 한양까지 전도여행을 하고, 교육, 복지, 의료 사업을 활발하게 벌였다. 그러나 너무 무리한 일정을 보내는 바람에 천연두와 폐렴에 걸려 한국에 도착한 지 183일 만에 순교하였고, 부산에 묻히게 되었다. 그 후 많은 호주 선교사가 한국으로 파송돼 데이비스 목사의 고귀한 뜻을 이어나갔다.

한편, 호주 땅에 처음으로 입국한 한국인은 김호열이다. 그는 호주 장로교회의 후원과 재정지원으로 1921년 9월 6일 호주 땅을 밟게 되었다. 그는 멜버른에 도착하여 영어 공부에 힘을 쏟았다. 멜버른대학에서 수학하다 병을 얻어 1925년 5월 한국으로 귀국했고 귀국 후 얼마 안 돼 사망했다. 멜버른대학은 김호열이 능력이 있고, 장래가 촉망된다고 기록하고 있다.

호주인들은 한국인들에 대해 좋은 인상을 받았다. 1924년 8월 4일 호주 내무부가 퀸즐랜드 주 세관에 보내는 연락 공문서에 ‘한국인들은 아시아인 중에 우수한 민족’(Koreans are superior type of Asiatic…)이라고 평가한 부분이 있다. 당시 한국이 일본의 식민지배하에 있었음을 고려할 때에 호주가 ‘Korean’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한국인에 대해 좋게 평가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그 후 1935년에는 세브란스 병원에서 일하던 의사 이중철이 최초의 한국인 의사로서 멜버른에서 약 1년간 수학했는데, 그가 외교부 차관을 지낸 이시영 대사의 부친이다. 이중철은 일본 규슈제대의 박사학위 과정 말미에 호주에서 수학했고 이어서 규슈제대에서 한국인 최초의 정신과 박사학위를 받았다. 또한, 호주 기행에 관해 1935년 3월 1일부터 31일까지 17회에 걸쳐 일간지에 연재하기도 했다.

1940년대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162명의 한국인이 호주 땅을 밟게 된다. 이들은 일본의 강제 징병에 의해 태평양전쟁에 참여했다가 포로가 되었으며 호주의 수도 캔버라에서 약 2시간 거리에 위치한 카우라시의 포로수용소에서 지내게 됐다. 이들은 종전 후인 1946년 3월 6일 한국으로 귀국했다.

카우라시는 매년 ‘국제교류축제’(Festival for International Understanding)를 개최하고 있으며 하나의 국가를 테마로 해 축제를 하고 있다. 카우라시는 올해를 한국의 해로 정하고 한국문화, 역사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우리 대사관도 지난 2월에는 카우라시가 지정한 청소년대사(Youth Ambassador) 10명을 대사 관저에 초청해 한국문화와 음식, 그리고 케이팝(K-POP)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러한 한국과 호주의 인연은 한국전쟁으로 이어지게 된다. 호주는 한국전쟁 3년 동안 1만7000여 명의 병사를 파병했고, 340명이 전사했다. 이들은 부산의 유엔묘지에 안장되어 있다. 한국전쟁 중 호주군은 매우 용맹하게 전투에 임했다.

특히 가평전투는 호주군이 큰 공을 세운 것으로 유명하며 호주군에 가평전투의 이름을 딴 ‘가평부대’가 편성돼 있을 정도이다. 1951년 4월 23일 호주군을 포함한 영연방 27여단(호주·영국·뉴질랜드 3개 대대)은 수적으로 무려 5배가 넘는 중공군의 5차 공세에 맞서 싸운 결과 이를 저지하는 전공을 거두었으며 이로써 유엔군은 서울을 지킬 수 있었다.

1961년 호주는 한국과 수교했고, 양국 관계는 급속히 발전했다. 지금은 교역액이 320억 달러에 달하고 한국은 호주의 세 번째 큰 시장이 되었다. 한국에서 소비하는 광물자원의 40%가 호주에서 수입되고 있다. 작년 12월 FTA가 체결, 발효됐고, 양국의 정상 간 교류와 고위인사들 간의 관계도 매우 긴밀하다. 호주는 미국에 이어 한국으로서는 두 번째 2+2(외교, 국방)회의를 개최하는 국가이기도 하다. 호주는 한국의 핵심 우방이 되었다.

한국과 호주는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출범을 함께 주도한 것을 비롯해 유엔, 주요 20개국(G20) 등 다자무대에서도 매우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MIKTA(멕시코·인도네시아·한국·터키·호주)를 결성하여 협력하고 있다. 호주와 한국은 서로 이념을 공유하면서 아태지역의 평화 발전을 위한 진정한 동반자로서 굳건한 관계를 이어갈 것으로 믿는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김봉현(60) △서울대 언어학과 졸업 △외무고시 16회 △주유엔 참사관 △주파키스탄 참사관 △장관 보좌관 △혁신인사기획관 △재외동포영사국장 △주유엔 차석 대사 △다자외교조정관 △주호주 대사
[ 많이 본 기사 ]
▶ [단독]서해 공무원, 실종 직전까지 개인회생 애썼다
▶ 진중권 “장제원, 김종인 초청은 ‘신의 꼼수’…이준석 고립..
▶ [단독]이재용 ‘기술 초격차’…새 ‘R&D기지’ 건설
▶ “카드 없어졌어요, 계좌이체 할게요”…‘상습 먹튀’에 오산..
▶ “옥주현 배우 정말 떳떳하시냐…스태프는 다 알고 있다”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이 정도는 되어야 결혼? 2022 듀오..
여종업원에 목줄 채우고 배설물 먹여..
헌재로 간 ‘검수완박법’…‘절차 하자·..
정부 “가격·임금 경쟁적 인상 자제해..
警 불만·정권과 관계 시험대…“차기청..
topnew_title
topnews_photo 변호사에 법원서류 문의 뒤 “회생 잘 부탁드린다” 당부 文정부는 “도박 빚에 월북” 2020년 9월 서해에서 북한군 총격으로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 씨가 개인 회생을 법원에 접수하고, 실종 직전 담당 변호사..
ㄴ “도박빚 탓에 공황장애 자진 월북” 檢, 해경 무리한 발표배경도..
완도 바닷속에서 실종 유나양 가족 차량 확인...탑승자..
하태경 “공무원 피격 사건 대통령 첫보고는 ‘월북’ 아닌..
MB, 형집행정지로 3개월 일시 석방...오늘 바로 적용
line
special news ‘친형과 법적다툼’ 박수홍, 드디어 입 열었다…
‘실화탐사대’32년 차 베테랑 방송인에게도 가족과의 법적 다툼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30일 오후 9시 방..

line
‘남쪽 시골 주민’된 文 “우리집에 메밀꽃이 피었습니다”
‘선거 회초리’ 맞고도…또 ‘독단의 늪’에 빠지는 민주당
박지원의 ‘어대명’론...“이재명이 당대표 된다더라”
photo_news
“치명적인 열병 그 자체”… 선미, 뮤비 티저 공..
photo_news
박찬욱의 ‘헤어질 결심’ 193개국 선판매
line
[10문10답]
illust
전월세 5%내 인상땐 실거주 2년 인정…임차인은 월세 15% 세..

illust
지붕 위 유럽풍 기와 5만장… 신도들이 직접 쌓은 공동체 미학
topnew_title
number 이 정도는 되어야 결혼? 2022 듀오 성혼회원 표준..
여종업원에 목줄 채우고 배설물 먹여…인면수심..
헌재로 간 ‘검수완박법’…‘절차 하자·내용 위헌’ 싸..
정부 “가격·임금 경쟁적 인상 자제해달라”… 경총..
hot_photo
현빈·손예진 결혼 3개월 만에 “새..
hot_photo
리디아 고,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
hot_photo
“옥주현 배우 정말 떳떳하시냐…..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1년 1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