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담요로 가린 채 27일 스위스 취리히의 한 호텔에서 직원들이 스위스 경찰에 체포되고 있는 국제축구연맹(FIFA) 관계자들의 신원을 감추기 위해 담요로 앞을 가려주고 있는 장면이 휴대전화 카메라에 포착됐다. 작은 사진은 27일 미국 법무부가 공개한 FIFA 비리 수사 관련 기소 대상 주요 인물들. ①라파엘 에스키벨 남미축구연맹 집행위원 ②훌리오 로차 FIFA 발전위원 ③제프리 웹 부회장 ④에두아르도 리 집행위원 ⑤에우헤니오 피게레도 부회장 ⑥호세 마리아 마린 조직위원. AP AFP연합뉴스
수뢰규모 1억5000만달러
美 검찰 “이제 수사 시작”
블라터 회장도 조사할듯
미국 사법당국이 그동안 부패·비리 의혹이 끊이지 않았던 국제축구연맹(FIFA)에 대해 전격적으로 사정의 칼을 빼들었다. 그동안 빈부를 떠나 ‘아름다운 경쟁’의 대명사였던 축구 경기를 주관하면서 지구촌 최대 스포츠 단체로 자리 잡은 FIFA는 사상 최대의 핵폭탄을 맞게 됐다. 27일 오전 로레타 린치 미 법무장관은 제프리 웹(케이맨제도)과 에우헤니오 피게레도(우루과이) FIFA 집행위원회 부회장 등을 포함한 전·현직 FIFA 간부 9명과 미국과 남미의 스포츠 마케팅 회사 임원 5명을 뇌물수수 및 돈세탁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린치 법무장관은 미국 뉴욕에서 가진 연방수사국(FBI)과 국세청(IRS) 합동 기자회견에서 “이번 기소는 전 세계와 미국에서 광범위하고 조직적이며 뿌리 깊은 축구경기 부패가 있음을 보여준다”며 “최소한 두 세대에 걸쳐 FIFA 간부들은 직위를 이용해 거액의 뇌물과 리베이트를 챙겼다”고 밝혔다.
미 법무부에 따르면 웹 부회장 등은 지난 1991년부터 최근까지 24년 동안 특정 스포츠 마케팅 업체들로부터 뇌물을 건네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월드컵과 골드컵 대회 중계권 등을 특정 업체들에 몰아주는 대가 등으로 지금까지 수수한 금품은 드러난 것만 1억5000만 달러(약 1657억 원)에 달한다. 이들에게는 탈세, 뇌물수수와 공갈, 사기, 돈세탁, 불법금융거래 등 모두 47가지의 혐의가 적용됐다. 미 법무부는 “이제 수사는 시작”이라며 수사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FIFA 수사는 스위스와의 공조를 통해 진행됐다. 스위스 사법당국은 이날 오전 취리히 바우어 오락 호텔을 급습해 웹과 피게레도 부회장을 포함해 에두아르도 리 FIFA 집행위원, 코스타스 타카스 북중미축구연맹 회장 보좌관, 라파엘 에스키벨 남미축구연맹 집행위원, 훌리오 로차 FIFA 발전위원 등을 검거했다. 제프 블라터 FIFA 회장은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수주 내 소환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 이제교 특파원 jk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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