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2명 ‘최초 격리’ 안해…1명은 사망 뒤에야 감염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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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한 50대 女·70대 男
최초 감염자 병원에 입원
같은 병실 아니라는 이유
최초 격리대상서 제외

女 사망자는 치료는커녕
검사결과 사망 후에 나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망자 2명은 모두 보건당국이 초기에 격리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던 환자였다. 이들 중 1명은 정부가 메르스 감염도 확인하지 못한 상태에서 사망한 환자다. 이날 발생한 3차 감염자도 정부가 초기에 격리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다가 감염된 16번째 환자(40)에게서 감염됐다. 모두 정부가 초기에 신속한 격리와 적절한 치료를 했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던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2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전날 사망한 25번째 확진자(여·57)는 지난 5월 11일부터 천식으로 인한 호흡곤란 증세로 최초 감염자(68)가 입원했던 경기도의 B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다, 사망자는 B 병원에서 1번째 환자의 입원기간(5월 15∼17일) 동안 같은 병동에 입원했었지만, 보건당국은 같은 병실이 아니라는 이유로 최초 격리관찰자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후 25번째 환자는 B 병원의 의료진이 격리되면서 다른 병원으로 옮겨졌다. 보건당국은 격리관찰자 외에서도 감염 환자가 발생하자 같은 병동이나 같은 층의 환자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재조사를 실시했다. 하지만 이때에도 25번째 환자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는 이유로 격리관찰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보건당국은 5월 31일 25번째 감염자의 위치를 파악했지만 그는 다음 날 사망했다. 25번째 환자는 메르스 치료를 받기는 커녕 유전자 검사결과도 사망 후에야 받았다.

또 다른 사망자인 6번째 환자(71)도 보건당국의 자가 격리 대상에서 빠졌다가 뒤늦게 확진 판정을 받고 국가지정 격리병상으로 옮겨진 환자다. 6번째 환자는 5월 15일부터 발열 등의 증상으로 B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았다. 당초 보건당국은 6번째 환자가 1번째 환자와 같은 병실을 쓰지 않아 밀접접촉을 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자가 격리 대상자에서 제외했다. 그러나 6번째 환자는 자택에 머물다 5월 24일 고열증상이 발생해 병원 응급실로 실려왔고 5월 27일 국가지정 격리병상으로 옮겨져, 1번째 환자와 접촉 후 1주일 만에 보건당국의 통제를 받게 됐다. 하지만 이후 몸 상태가 악화해 기도 삽관을 통한 기계 호흡 치료와 인공 투석 치료를 받았고 결국 사망했다.

특히 이날 6명의 추가 감염자 중에서 3차 감염자가 발생한 것은 보건당국의 방역부실 실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23번째 환자(73)와 24번째 환자(78)는 16번째 환자(40)가 5월 28∼30일 입원했던 E 병원에서 같이 머물다 감염됐다. 16번째 환자는 B 병원에서 1번째 환자가 입원했던 5월 15∼17일에 같은 병동에 입원했던 환자였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최초에 1번째 환자와 같은 병실을 사용한 환자, 보호자, 의료진 등에 대해서만 격리 관찰과 역학조사를 해, 16번째 환자를 격리 관찰하지 않았다. 이후 16번째 환자는 다른 E 병원에서 일반 환자와 함께 입원했고 이 중 23번·24번째 감염자에게 전파한 것이다. 정부는 뒤늦게 격리 대상자를 확대했지만, 그 사이에 다른 병원으로 옮기거나 사회생활을 한 경우가 많아 3차 감염자 발생 우려가 높다. 정부는 전날 추가 격리대상자를 700여 명으로 확대했지만, 추가 감염자가 계속 늘어나면서 격리대상자도 급속도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