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도 스펙!… 이색경험 찾는 대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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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장 얼음 제공 ‘아이스맨’
여행가이드·돌잔치 사회자…
취업 자기소개서 쓸때 유리

경기지역 K대에 재학 중인 김모(21) 씨는 여름방학을 맞아 매년 방학 때마다 해오던 돌잔치나 결혼식의 사회자 ‘알바’를 다시 시작했다. 지난 26일 저녁에는 돌잔치에서, 27일 점심과 저녁 시간에는 결혼식에서 사회를 봤다. 김 씨는 “졸업 후 보험사에 취직하고 싶은데 사회자 알바를 통해 활동적이고 유쾌한 성격을 나타내 줄 수 있고, 자기소개서도 더 풍부하게 쓸 수 있을 것 같아 일부러 이 일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열린 채용의 일환으로 외국어 성적·해외경험·봉사활동·인턴 경력 등 주요 스펙 폐지를 속속 선언하고 있는 가운데 대학생들이 취업 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이색 알바에 뛰어드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 여름방학 때 여행가이드 알바를 했던 대학생 김모(여·24) 씨는 이번 방학에도 색다른 알바를 알아보고 있다. 김 씨는 “점차 탈스펙·열린채용을 지향하는 기업들이 많아지면서 이력서에 어학점수 등 스펙을 쓰지 않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여행가이드 알바를 했던 이유는 어학 능력과 관광지에 대한 설명능력을 한 번에 보여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진로를 고민하고 취업에 관심을 갖는 친구일수록 알바 하나도 평범한 것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30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대학생이 선호하는 알바 조건으로 ‘높은 급여’와 함께 ‘미래에 도움이 되는 일’이 꼽혔다. 취업포털 ‘귀족알바’의 설문조사에서도 조사 대상 대학생의 47.3%가 ‘취업 스펙을 쌓기 위한 목적으로 알바를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 같은 사회적 분위기가 반영된 듯 이색 알바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경마 기수들의 갈증 해소를 위해 얼음을 제공하는 한국마사회 ‘경마장 아이스맨’은 남들과 차별화된 경험으로 면접관 등의 흥미를 끌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신청자가 줄을 잇고 있다.

박효목 기자 soarup6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