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후원 공부방, 첫 돌봄센터 돼 감개무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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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 전 우리 직원들이 힘을 모아 운영한 공부방을 다녔던 학생이 이번에 철도대를 졸업하게 됐다고 인사를 왔는데 정말 감개무량했습니다.”

지난 15년간 직원들과 한 푼 두 푼 모은 후원금으로 지역 소외계층 학생들을 위한 소규모 공부방을 운영해왔던 이여철(55·사진) 서울메트로 신정차량사업소 후원회장은 21일 오후 공부방이 서울시 최초의 마을결합형 돌봄센터로 새로 태어나게 된 데 대해 감격해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10여 년 전 초등학교 3∼4학년 정도였던 학생들이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고 이제 어엿한 성인이 돼 ‘지하철 아저씨 정말 감사했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네올 때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 후원회장을 비롯해 400명이 넘는 사업소 직원들이 한 달에 1만 원 가량 십시일반 돈을 모아 운영해왔던 서울 양천구 신정동 은정지역아동센터 공부방은 이날 서울시교육청과 은정초교, 지역사회 등이 연계해 지원하는 마을결합형 돌봄센터로 탈바꿈했다.

이에 따라 저소득층·새터민·다문화 가정 등 보다 많은 초교 1∼6학년생들이 따뜻한 울타리 안에서 도움의 손길을 얻을 수 있게 됐다고 이 후원회장은 큰 기쁨을 나타냈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9년 지역 내 소외계층 학생들이 딱하게 느껴져 직원들이 1300원짜리 식권 2장씩을 모아 밥을 먹였던 것에서 공부방이 시작하게 됐습니다. 당시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었던 구청 직원들을 설득해 근처 은정초교 주차장 터에 공부방을 지어 학생들을 돌봤지요. 학교 측에서 교실을 내줘 공부방이 잘 운영되나 싶더니 지난해 세월호 사고가 터지고 나서 책임소재 문제 등으로 학교 측이 인가를 받지 못한 공부방 운영에 난색을 표하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이 같은 어려움이 알려지면서 각계의 도움을 통해 공부방이 극적으로 돌봄센터로 거듭나게 됐습니다.”

이 후원회장은 마을결합형 돌봄센터가 서울시 최초 사례인 만큼 모범 사례로 남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야외수업과 체험학습, 방학여행 등 전인교육을 통해 저소득층 학생들이 올바르게 성장하고 꿈을 키울 수 있도록 멘토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