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상반기 순익 4조6083억…‘무난한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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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보다 4.9% 줄었지만 기준금리 하락에도 선방

카드·증권 등서 실적 견인… 비이자 부문도 이익 증가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 및 은행이 저성장·저금리 여파에도 예상을 웃도는 경영 실적을 올 상반기에 거둬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이들 회사의 순이익은 5%가량 감소했으나 기준금리 하락과 민영화로 인한 자회사 매각·희망퇴직 등 경영 안팎의 어려운 여건을 고려하면 비교적 선방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31일 금융감독원 공시 자료에 따르면 신한·KB·하나·NH농협금융지주와 우리·IBK기업은행 등 6개 금융회사가 거둔 올해 상반기 순익은 4조608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조8434억 원) 대비 4.9% 감소했다.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순이자마진(NIM) 하락에도 각사별로 비(非)은행계열 사업을 강화하고 ‘비(非)이자이익’을 늘려 순이익의 가파른 감소세를 막은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카드·증권 등 비은행 부문이 실적을 견인한 금융사는 신한·하나금융지주, 기업은행이다. 신한금융지주는 경남기업과 포스코플랜텍 등 부실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대규모 충당금이 발생했지만 신한금융투자와 신한카드 등 비은행 부문에서 실적을 내 상반기에 1조2841억 원의 순익을 거뒀다.

하나금융지주의 경우에도 하나·외환은행의 실적은 저조했으나 하나대투증권과 하나카드, 하나생명의 실적이 각각 314%, 255%, 265%씩 늘어나 상반기 순이익이 1년 전보다 22.7% 증가한 7488억 원을 기록했다.

기업은행의 경우 중소기업대출을 포함한 이자수익자산의 꾸준한 증가와 수수료수익 등 비이자이익 증가로 전년 동기보다 9.3% 증가한 실적을 거뒀다.

반면 KB금융지주는 2분기 희망퇴직 비용 발생에도 불구하고 주력 계열사인 국민은행의 순이익이 전년보다 37% 늘어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민영화로 매각된 자회사·지방은행 관련 손익을 제외한 기준으로 했을 때 전년 대비 23.87% 증가한 5169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농협금융지주는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16.8% 감소한 4370억 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인수에 따른 염가매수차익(3655억 원)을 감안하면 상반기 순익은 전년 동기(1595억 원) 대비 174% 증가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