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性폭행 의혹’ 심학봉 계좌추적도 않고 진술만 받아…

여성 보험설계사 성폭행 논란을 빚은 심학봉 국회의원을 경찰이 이르면 오는 5일 ‘혐의없음’으로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

대구지방경찰청은 4일 심 의원을 전날 소환 조사한 결과 성폭행 혐의를 부인하고, 범죄를 입증할 만한 증거도 없어 이 같은 의견으로 이르면 5일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3일 오후 심 의원을 출석시켜 2시간 동안 조사했다.

경찰은 심 의원을 상대로 보험설계사 A(여·48) 씨가 최초 진술을 번복한 경위를 따져 물었으나 회유나 협박 등이 없었다고 일관되게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달 27, 31일 A 씨를 상대로 한 조사 내용과 일치한다고 경찰은 덧붙였다.이와 함께 경찰은 심 의원과 A 씨가 지난달 26일 지인들의 중재로 만나 서로 간의 오해를 풀고 불미스러운 일을 사과한 뒤 노래방도 간 사실을 조사과정에서 파악했다.

A 씨는 지난달 24일 신고 당시 경찰에서 “대구시 내 한 호텔에서 심 의원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했으나 27일과 31일에는 말을 바꾸었다. 그러나 심 의원과 A 씨 사이에 사건무마를 대가로 한 금품수수설이 나돌고 있는데도, 경찰이 계좌추적은 하지 않고 양 당사자의 진술만 받은 뒤 수사를 마무리해 일각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둘 사이에서 ‘금전적인 합의는 없었다’는 진술이 명확해 금품수수설은 조사의 실익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심 의원 지역구에서는 의원직 사퇴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3일 오후 상모·사곡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앞을 지나던 김모(70) 씨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아버지’라고 부르고, 구미에서 국회의원이 된 것을 영광으로 여겨 지지했는데, 성폭행에 연루돼 분노가 치민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이모(62) 씨는 “심 의원이 지난 2013년 선거법 위반으로 대법원까지 간 끝에 기사회생할 때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며 “이번에는 아예 의원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 =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