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천만’ 주인공들, 또 다른 1000만 흥행 겨눈다

황정민 ‘히말라야’‘검사외전’
유아인 ‘사도’ 하정우 ‘아가씨’
오달수 ‘열정…’ 유해진 ‘그놈…’

다시 원점서 ‘천만고지’ 꿈 꿔

영화 ‘암살’(감독 최동훈)과 ‘베테랑’(감독 류승완)이 2주의 간격을 두고 각각 ‘1000만 영화’ 대열에 합류했다. 흥행 행진은 이어지고 있지만 상징성 측면에서 두 영화는 이미 정점을 찍었다고 볼 수 있다. ‘국제시장’과 ‘도둑들’에 이어 또 다시 1000만 영화를 경험한 황정민과 이정재도, ‘암살’로 1000만 배우라는 수식어를 챙긴 하정우도 이제는 새로운 작품을 준비 중이다. 또 다른 잠재적 1000만 영화가 이들과 손잡고 움트고 있는 셈이다.

‘베테랑’의 콤비인 황정민과 유아인은 쉴 틈이 없다. 지난 겨울 이미 촬영을 마친 ‘히말라야’(감독 이석훈)의 개봉을 앞두고 있는 황정민은 현재는 배우 강동원과 영화 ‘검사외전’(감독 이일형)을 촬영 중이다. 크랭크업 후에는 곧바로 배우 정우성, 주지훈 등과 함께 영화 ‘아수라’(감독 김성수) 촬영에 돌입한다. 두 영화 모두 ‘신세계’를 만든 사나이픽쳐스의 작품.

한 영화계 관계자는 “‘신세계’ 이후 황정민은 ‘남자가 사랑할 때’를 비롯해 여러 작품을 이 제작사와 함께 하고 있다”며 “그의 의리가 돋보이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유아인은 추석에 개봉되는 영화 ‘사도’(감독 이준익)로 곧바로 관객과 만난다. 그는 극 중 사도세자 역을 맡아 ‘베테랑’의 안하무인 재벌 조태오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로 스크린을 장식한다. 황정민과 찰떡 궁합을 자랑했던 그가 ‘사도’에서는 송강호와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지가 관전 포인트다. 그는 “어떻게 하면 부족하지 않은 파트너로서 송강호 선배와 마주할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다”며 “마치 죽고 못 사는 관계처럼 서로 주고받는 공기가 좋았다”고 말했다. 게다가 유아인은 SBS 사극 ‘육룡이 나르샤’에 캐스팅돼 9월 말부터는 안방극장 나들이를 병행한다.

‘암살’의 주인공들도 차기작 준비에 여념이 없다. 이정재는 중국 활동으로 ‘외유’한다. 중국 영화 ‘역전의 날’의 주인공으로 발탁돼 국내에서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에서 대규모 개봉될 예정이라 한류스타로서 그의 역량을 넓힐 기회가 될 전망이다. 국내 복귀작은 아직 확정짓지 않은 이정재는 정우성과 함께 영화 ‘단동’(감독 박희곤) 출연을 검토 중이다. 성사되면 이정재에게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을 안긴 ‘태양은 없다’ 이후 16년 만에 투 톱(two top)으로 재회하게 된다.

하정우는 박찬욱 감독의 신작 ‘아가씨’ 촬영에 한창이다. ‘암살’ 홍보 인터뷰에 나선 그의 얼굴이 핼쑥해진 것도 ‘아가씨’ 속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몸매를 다듬었기 때문. ‘아가씨’를 마친 후에는 ‘끝까지 간다’의 김성훈 감독이 연출하는 ‘터널’로 갈아타며 바쁜 행보를 이어간다.

주연 못지않은 인지도와 존재감을 가진 조연 배우들도 발길을 재촉하고 있다. ‘암살’과 ‘베테랑’에 모두 출연한 오달수의 차기작은 영화 ‘열정같은 소리하네’(감독 정기훈)다. 배우 정재영과 박보영이 주연을 맡은 이 영화에서 스포츠신문 편집국장 역을 맡아 또 한번 변신을 시도한다. 이후에도 하정우와 함께 출연하는 ‘터널’과 ‘국가대표2’ ‘대배우’ 등이 오달수를 기다리고 있다.

유해진도 바쁘긴 매한가지. 요즘 SBS 드라마 ‘용팔이’로 주가가 급상승 중인 배우 주원과 함께 출연한 영화 ‘그놈이다’(감독 윤준형)가 하반기 개봉되고, 영화 ‘키 오브 라이프’(감독 이계벽)의 촬영도 하반기 중 시작된다. 5일부터는 절친한 배우 차승원과 함께 또 한번 케이블채널 tvN ‘삼시세끼’를 촬영하기 위해 바다로 떠난다.

유해진의 소속사 심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삼시세끼’의 성공에 ‘베테랑’의 인기까지 더해지며 영화, 드라마, 예능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에서 러브콜이 오고 있다”며 “성공한 작품을 뒤로 하고 또다시 원점에 서야 하는 것이 배우들의 숙명”이라고 말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