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통진당 출신 ‘창당’ 움직임>광주·울산서 分會 복구…후원회비 모금 재정기반도 확보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최근 공개활동에 나선 김재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페이스북 대문 사진(위)과 이석기 전 의원 등 수감 중인 통진당 인사들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이 전의원의 페이스북 한 페이지.

3월 출범한 ‘서울 민주광장’
옛 시도조직과 유사한 체계
“좌절 딛고 다시 시작” 밝혀

인터넷 통해 회원 모집하고
파업장 별로 순회 간담회 재개
대학가 총학생회도 진출 노려

구 통합진보당에 참여했던 인사들이 새로운 정당 창당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와 2017년 대통령 선거에 참여, 차기 정권 창출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지역 조직 복원에 나서는 한편, 각계 추종 단체들도 세 결집 활동을 전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 29일 이석기 전 의원의 구명 행사에 참여한 김미희 전 통진당 의원은 “다음 정권은 반드시 민주주의를 살려내는 정권을 만들어 내자”라며 “대법원도 존경을 잃지 않으려면 이석기 전 의원과 구속자들에 대해 양심의 판결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출범한 ‘서울 민주광장’의 한 참석자는 “지난해 12월 정당 활동과 정치 활동의 자유를 빼앗겼던 전 통진당 당원들은 그로부터 3개월 동안 분노와 좌절을 딛고 지역에서부터 진보정치의 꿈을 펼치기 위해 다시 시작한다”고 밝혔다. 서울 민주광장은 사실상 구 통진당의 시·도 조직과 유사한 체계로 공안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8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기초자치단체까지 구 통진당 조직이 상당 부분 복원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CMS 계좌 등을 통해 후원회비를 모금하는 등 재정 기반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고 각계 추종 단체들도 세 결집 활동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구 통진당 학생위원회의 후신 조직들은 연말 대학가 총학생회장 선거에 대거 출마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계 내 지지세력들도 파업장별 순회 간담회를 여는 등 조직 활동을 재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 공안당국 관계자는 “광주와 울산 등지에서는 최소 조직 단위까지 꾸려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구 통진당의 지역 조직 복원은 공안기관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인터넷 등을 통해 각 조직의 회원 모집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구 통진당 인사들의 신당 창당 움직임에 대해 홍성규 전 통진당 대변인은 “통진당 재건은 없다”면서도 “국민들의 갈망에 화답할 새로운 정당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홍 전 대변인은 전 통진당 의원들의 출마 여부에 대해 “의원들은 일정한 책임감을 느끼고 그 연장선상에서 충분히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김재연·이상규·김미희 전 의원은 각각 경기 의정부을, 서울 관악을, 경기 성남 중원 출마 여부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연 전 의원은 개인 인터넷 방송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고, 김미희 전 의원은 이 전 의원의 구명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는 등 통진당의 전직 의원들은 그간의 침묵 행보를 깨고 공개 행보를 재개했다.

한 새누리당 관계자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야권에서 이합집산이 활발히 벌어지고 진보정당 내에서도 통합 논의가 가속화되는 상황을 틈타 구 통진당 인사들이 본격적인 정치를 재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고 밝혔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