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at >피해자 사체 발견 안됐지만 살인죄 인정하기도

대법 ‘간접증거’ 채택 사례

최근 대법원이 간접증거를 인용해 판결을 내린 살인사건으로 지난 2010년 부산에서 발생한 ‘시신없는 20대 여성 노숙인 살인 사건’을 들 수 있다.

당시 피해자 김모 씨를 데려간 손모 씨는 자신이 숨졌다고 신고한 뒤 자신의 시신인 것처럼 노숙인을 화장했고 이를 근거로 미리 가입해둔 생명보험금을 청구했다. 검찰은 손 씨가 노숙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했고 손 씨는 자신이 시신을 바꿔치기한 것은 맞지만 살해하지 않았다고 재판기간 내내 범행사실을 부인했다. 1심 법원에서는 살인으로 판단했지만 2심에서는 시신이 화장돼 살인을 증명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2013년 6월 빚이 1억 원에 달하고 수입이 없는 손 씨가 다수 보험에 가입했고 노숙자의 사망 당시 증상이 손 씨가 소지한 독극물에 의한 중독증상과 일치한다는 여러 간접증거를 들어 살인죄를 적용, 무기징역형을 선고했다.

또 1997년 5월 A 씨는 동료 학원강사 B(여·27) 씨를 동거녀와의 만남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흉기로 때려 과다출혈로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으며 대법원은 1999년 10월 이에 불복한 A 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당시 피해자의 사체가 발견되지 않았지만, 이 사건은 간접증거를 종합적으로 살펴 살인죄를 인정한 사례로 인용되고 있다.

의정부 = 오명근 기자 om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