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지갑 연 이 만두…CJ제일제당 ‘비비고 왕교자’ 2년만에 매출 1000억 돌파

불황에도 차별화된 맛과 품질에는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 수밖에 없다. CJ제일제당이 이번에는 만두로 이를 입증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13년 12월에 출시한 ‘비비고 왕교자’만두가 누적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했다고 1일 밝혔다. 출시 첫 달에 단번에 매출 9억 원을 거두더니 지난해 300억 원, 올해는 2배 이상 성장한 700억 원을 달성했다. 식품업계에 이처럼 단기간에 대형 히트제품이 출현한 것은 드문 일로, ‘만두계의 허니 버터 칩’이란 별칭까지 듣고 있다.

이 제품이 폭발적 인기를 끈 것은 고기와 야채를 갈아서 만두소를 만들던 관행에서 과감히 탈피해 고기, 야채 등을 손상하지 않고 보존하면서 원물 그대로의 식감과 육즙을 살린 데 있다고 CJ제일제당은 설명했다. 1개당 13g이던 기존 교자만두대신 35g으로 크기를 키우고 만두피도 1000번 이상 반죽을 치대 밀가루와 공기 입자를 밀착하도록 해 한층 쫄깃하게 만들었다.

매출이 계절에 상관없이 늘면서 지난 여름철의 월평균 매출이 70억 원을 기록, 1월 매출(57억 원)보다 높아 ‘만두는 겨울 음식’이란 고정관념을 깼다. 왕교자와 맥주를 묶은 ‘왕맥’ 마케팅을 구사해 맥주와 만두를 함께 먹는 새로운 식문화 트렌드를 선보인 것도 저변 확대에 한몫을 했다.

CJ제일제당은 이에 힘입어 만두 시장에서 지난해 26.2%의 점유율로 1위를 탈환했다. 올 들어서도 지난 9월까지 32.9%로 확대해 경쟁사(19.9%)와의 격차를 크게 벌렸다.

장현아 CJ제일제당 비비고 브랜드 총괄 부장은 “내년에는 1000억 원대 브랜드로 육성할 것”이라며 “냉동만두는 평범한 인스턴트 제품이라는 선입견에서 벗어나 냉동만두도 프리미엄 제품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내년에는 1000억 원대 브랜드로 육성하면서 미국이나 중국 등 만두를 즐겨 먹는 글로벌 시장에서 한식의 간판주자로 성장하도록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