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at >‘코높이기·쌍꺼풀’ 셀프 성형기구 부작용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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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련된 코끝 라인의 변화. 10초 만에 코끝이 살아나는 놀라운 변화를 느껴보세요.” 콧구멍 속에 착용하는 보형물인 일명 ‘코뽕’의 인터넷 광고 문구다. 이 광고는 코뽕을 콧구멍 속에 끼워 넣으면 코끝이 버선코처럼 오뚝해 보이는 효과가 있다고 알리고 있다. 최근 이처럼 성형수술 없이도 동일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광고하는 셀프 성형기구가 오픈마켓과 소셜 커머스 등을 중심으로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 블로그나 온라인 게시판 등을 중심으로 부작용 사례도 속출하고 있어 품질 안전성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셀프 성형기구는 “수술 없이 예뻐진다”는 광고 문구로 최근 인터넷상에서 팔리고 있는 다양한 종류의 미용기구를 통칭한다. 판매자들은 일정 기간 눈·코·입·안면윤곽·목·가슴 등에 기구를 착용하거나 사용하는 것만으로 쌍꺼풀을 만들거나 코를 높이는 등의 성형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가격도 대체로 저렴해 성인은 물론 학생들도 쉽게 구할 수 있다.

가장 널리 판매되고 있는 제품은 코를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코 높이 집게’와 와이어로 눈두덩을 눌러 쌍꺼풀을 만드는 안경, 헤드폰 형태로 광대를 눌러 작은 얼굴을 만드는 기구, 얼굴 근육 운동기 등이 있다. ‘쌍꺼풀 용액’이나 ‘테이프’도 많이 사용되는 제품이다. 이들은 대부분 피부에 접촉하거나 신체 내부에 삽입하는 유형이지만, 안전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온·오프라인에서 유통 중인 셀프 성형기구 35개 제품의 표시실태를 조사한 결과 제조 일시와 제조·수입자명, 주소, 전화번호, 제조국명, 사용상의 주의사항이 모두 표시된 제품은 1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을 사용하다 안전사고가 나더라도 피해구제를 요청하기조차 쉽지 않은 것이다. 조사대상 35개 중 20개 제품(57.1%)은 소비자가 오인할 우려가 있는 표시와 광고를 하고 있었다.

또한 광고에서 효능과 효과를 과장한 제품이 15개로 가장 많았고, 부작용이 전혀 없다고 광고한 제품이 6개, 추가적인 실증이 필요한 특허와 인증 내용을 광고한 제품이 2개, 안전성이 입증된 것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는 제품이 1개로 확인됐다.

이들 제품은 대부분 피부에 접촉하거나 신체 내부에 삽입하는 유형이지만, 소관 부처도 없는 실정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제식(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정부부처마다 셀프 성형기구의 성격을 달리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관리하는 부처가 사실상 전혀 없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셀프 성형기구를 미용기구로 정의하고 있다. ‘공중위생관리법’에서는 미용업의 경우 서비스에 대한 규정을 담고 있지만, 미용기구에 대해서는 별도의 정의와 기준, 규격 등이 전혀 없어 소관 업무가 아니라는 견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셀프 성형기구를 의료기기로 보는 것도 무리라고 설명한다. 관련 법상 의료기기로 분류되는 실리콘 등 성형수술 보형물의 경우 영구적인 시술효과가 있지만, 셀프 성형기구는 일시적으로 자가 미용에 사용하는 도구이기 때문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셀프 성형기구는 영구적 성형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자가 미용에 사용하는 도구로 ‘의료기기법’ 소관사항이 아니다”며 “‘품질경영 및 공산품안전관리법’에 따라 ‘안전·품질표시대상공산품’으로 관리되고 있고, 이와 유사한 코뽕, 코 연골 집게 등의 제품도 공산품으로 관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관련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김 의원은 “셀프 성형이 국민들의 건강,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의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보건당국이 무관하다고 할 수는 없다”며 “이를 규제·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이 하루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셀프 성형기구로 인한 소비자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부당 표시 광고 제품의 근절을 위해 소관부처를 명확하게 하고, 관련 안전기준을 신설하는 한편 시장 감시를 강화하는 등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