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곧 기술팀 급파… 사고원인 싸고 印尼와 갈등 가능성

“에어쇼는 고난도 비행 조종사 실수 배제 못해”

美T-X 수주 암초 우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20일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한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블루이글스 추락 사고와 관련, 인도네시아 정부의 기술지원 요청이 오는 즉시 기술팀을 현지에 급파하기로 했다.

KAI 관계자는 21일 추락사고 원인과 관련, “인도네시아 사고조사위가 에어쇼 곡예비행 도중 발생한 사고 현장에서 블랙박스를 수거해 음성기록장치를 정밀 분석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에어쇼는 고난도 특수비행으로 음성기록장치를 분석하면 사고 당시 항공기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 현지 언론이 사고원인을 기체결함으로 추정하는 것과 관련해 “조사결과를 기다리는 상황에서 사고원인을 섣불리 판단하긴 이르다”며 “사고조사위도 조종사 실수, 정비 불량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에어쇼 사고는 다른 사고와 비교해 블랙박스가 빨리 수거됐기 때문에 원인 분석도 상대적으로 빨리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고조사위 역시 비행이 중지된 T-50 비행을 재개하기 위해 정밀한 원인 분석에 최선을 다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내 항공업계는 이번 인도네시아 사고가 KAI-록히드마틴 컨소시엄이 참여하기로 한 미 공군의 고등훈련기 도입사업인 T-X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2년 11월 15일 T-50의 파생형인 T-50B 블랙이글스가 훈련 도중 추락해 조종사 1명이 순직했으며 사고원인은 정비 불량으로 조사됐다. 2013년 8월 28일에도 T-50 고등훈련기가 추락해 조종사 2명이 숨졌다.

T-50과 FA-50 등 T-50 계열 항공기는 2011년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이라크, 페루, 필리핀 등 4개국에 56대가 수출됐다. 인도네시아에 수출된 T-50은 2013년 9월부터 인도돼 16대를 수출했다. 인도네시아는 이 중 8대를 특수비행팀 블루이글스의 곡예비행용으로 사용해오고 있다. T-50B는 에어쇼 전용기로 곡예비행에 적합하게 T-50을 개조한 항공기다.

한국의 블랙이글스 공군 특수비행팀은 8대로 팀을 구성, 30여 개 기동이 가능하다. 블랙이글스 팀은 총 비행시간 800시간 이상 자격이 필요한 베테랑들로 구성된다. 블랙이글스 팀은 2012년 영국 와딩턴 에어쇼 인기상과 리아트 에어쇼 대상을 받은 바 있다. 또 2014년 싱가포르 에어쇼 등 모두 12차례 국내외 에어쇼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정충신·유현진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