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실외 흡연구역, “담배규제 역행” vs “최소한 행복추구권”

- 반대측
“담배, 사회경제적 피해 유발
한모금이라도 간접노출 위험”

- 찬성측
“금연구역 확대… 보상 필요
꽁초 무단투기도 개선될 것”

금연구역이 확대·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보건복지부가 흡연자의 흡연권리를 위해 검토 중인 ‘실외 흡연구역 설치’에 대해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금연단체에서는 실외 흡연구역 설치는 담배규제정책에 역행하는 행위라며 반대하고 있는 데 반해, 흡연자단체는 최소한의 행복추구권이라며 맞서고 있다.

12일 복지부는 실외흡연구역에 대해 추진 단계가 아닌 민간 연구용역을 통해 타당성 여부를 살펴보는 검토 수준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일부 지방자치단체도 실외 흡연구역을 추진하고 있어 지속적인 논란이 예상된다.

◇흡연자 행복추구권=실외 흡연구역 설치 찬성 측은 흡연자의 인권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실내에서는 대부분 금연이 시행되고, 실외도 각 지자체가 금연구역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실외에 최소한의 흡연구역을 지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흡연권 역시 행복추구권으로 볼 수 있고, 금연구역 확대 정책으로 인한 흡연권 침해를 흡연구역 설치로 보상해줄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또 모든 흡연자가 흡연으로 잠재적 범죄자가 돼서는 안 되며, 담배꽁초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도 흡연구역 설치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보건당국이 금연구역을 확대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실외 흡연구역 설치를 독려할 경우, 정부는 비흡연자의 건강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흡연자의 건강은 내버려두는 모순된 모습으로 비칠 수도 있다.

하지만 금연할 의사가 없는 흡연자들과 타협점을 찾아 담배규제정책 강화로 발생하는 사회적 갈등을 어느 정도 개선한다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흡연은 비규범적 행위=반대 측은 단 한 모금의 담배 연기라도 간접적으로 노출되면 위험하다고 주장한다. 이는 실외 금연구역 확대 정책은 비흡연자를 간접흡연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노력 그 이상의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한다.

즉, 담배는 기호식품이고, 개인의 습관이자 사회적 활동의 한 형태라는 인식을 넘어 사회경제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유발하는 제품이라는 것이다. 흡연하는 행위는 사회규범에 부적합하거나 혹은 비규범적 행위라는 생각으로 흡연 행위 자체를 영구 퇴출 대상으로 보고 있다.

보건당국이 실외 흡연구역 설치에 반대할 경우, 더욱 강력한 담배규제정책 도입을 예고하는 결정이라고도 볼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흡연자 단체의 담배규제정책 전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높고, 앞으로 도입될 많은 담배규제정책이 흡연자들로부터 강력한 저항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