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lobal Focus >센다이市 외곽은 거주불가… 참상 알리려 당시 건물 원형보존

향후 쓰나미 대비 제한구역 설정
추모관 만들어 후세에 교훈 전달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재해에 따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로 일본 및 세계의 우려가 집중됐지만, 순식간에 쓰나미가 할퀴고 간 미야기(宮城)현 센다이(仙臺)시 해안지역에도 재해의 흔적은 5년이 지난 지금도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그러나 이제 센다이 시민들은 산 지옥과도 같았던 재해의 기억을 가슴에 묻은 채, 삽시간에 수만 동의 가옥이 파괴되고 약 1000명의 목숨을 앗아간 지진·쓰나미 피해의 교훈을 후세에 전하고자 애쓰고 있었다.

지난 2월 20일 일본 센다이시 외곽의 아라하마(荒濱) 지역은 말 그대로 폐허였다. 이곳은 대지진 당일 200∼300명의 시신이 한꺼번에 발견됐다고 가장 먼저 보도됐던 목조주택 밀집 지역이었다. 이제는 해변으로부터 2㎞ 안까지 흔적만 남은 집터에 잡초만 무성했다. 해변에 새로 건축한 제방이 대형 쓰나미가 있었던 곳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센다이시는 이 지역을 향후에도 대형 쓰나미 발생 시 침수 우려가 있는 지역으로 구분하고 거주제한 구역으로 설정했다. 원래 거주하던 주민들은 시내 다른 지역에 마련된 새로운 주거 단지로 이주했다. 대신 쓰나미 당시 학생과 주민들 100여 명이 옥상으로 대피해 목숨을 구할 수 있었던 아라하마초교 건물은 원형 그대로 보존해 쓰나미 피해의 참상을 전할 계획이다.

아라하마 지역과 같이 쓰나미 피해로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을 위해 센다이시와 일본 정부는 각종 주거 대책을 마련했고, 이에 피난민들의 입주가 속속 진행되고 있다. 재해 직후 센다이시는 18개 지역에 1500가구의 가설주택을 마련했다. 가설주택에 피난민을 다 수용할 수 없어 민간 주택을 시가 임차해 피난민을 입주시키기도 했다. 센다이시 관계자는 “재해 직후에는 최대 10만 명 정도가 피난소에서 생활한 적도 있었다”며 “센다이 인구 10명 중 1명이 피난소 생활을 했던 셈”이라고 전했다. 재해로부터 5년이 지난 현재는 시내에 새로운 단독주택 단지와 아파트 단지를 건설해 피난민들을 이주시키고 있다.

또 센다이시는 아라하마 인근의 아라이(荒井)역 내부에 3·11 대지진 추모 교류관을 설치하기도 했다. 이곳에는 사고 당시를 기록한 사진과 쓰나미에 휩쓸렸던 도로 표지판, 센다이 및 일본에서 발생했던 역대 대규모 지진·해일의 기록 등이 전시돼 있었다. 대지진 당시 센다이 시내에서만 906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27명의 행방불명자, 2275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센다이시 관계자는 “쓰나미 피해를 극복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후 세대들이 이런 피해를 또다시 당하지 않게 하도록 기록을 남기는 것도 중요하다”며 “향후 외국인들도 내용을 알 수 있도록 영어 표기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센다이 =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